역사의 뒤안길에서 혜안을 찾다│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남양주시 전역에 걸쳐 조성된 올레길로, 명칭은 남양주에서 나고 자란 조선시대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을 기려 명명했다. 총 길이 169.3㎞, 13개 코스에 이르는 장거리 트레일 구간으로, 1~7코스 및 13코스는 2010년에 개통됐고 8~12코스는 2011년에 개통됐다. 각 코스별로 주요 사적과 명승, 주제에 따라 명칭을 붙였으며, 주요 경관 지점마다 데크 전망대를 설치하고 다산의 글귀를 새겨놓았다.
산 따라 물 따라, 철길 따라
남양주는 산과 강이 어울려 특별한 여행 코스를 제공한다. 이곳은 총 면적의 70%가 산림으로 돼 있으며 더불어 물길이 있다. 북한강이 남양주를 따라 흘러와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을 이루게 된다.
다산길은 다산 정약용을 기려 명명한 만큼 역사의 향기가 녹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도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묘가 있는 능내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더욱이 한강이 보이는 강변이라 주말이면 나들이객으로 붐비기 일쑤다. 최근엔 실학박물관이 개장하고 생가 주변을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하면서 남양주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중앙선 복선화로 폐선이 된 팔당역~능내역~운길산역 구간으로 철길을 따라 걷는 구간은 다산길 코스 중 에서도 인기가 높다.
세계가 인정한 역사적 가치
이곳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12년 유네스코는 소설가 헤르만 헤세, 음악가 드뷔시, 자연주의 사상가 루소와 함께 다산(茶山) 정약용을 세계 문화인물로 선정한 것. 유네스코는 정약용을 사회문제에 대한 개혁안을 제시한 학자로 인정했으며, 평등사상에 중점을 둔 실학자 정약용의 개혁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 위인이 선정된 것은 정약용이 처음이다.
다산 정약용, 생전에 그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잠잠해진 듯, 지금의 그곳은 너무도 평온하다. 그를 찾는 사람들의 인기척으로 북적일 뿐. 이제는 우리는 그가 생전에 남겼던 문집들을 통해 그의 고민을 짐작하고, 통감하고, 실천해볼 뿐이다. 역사의 가르침에 공감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혼돈을 잠재울 수 있다면 말이다. 역사적으로든, 사적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