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신뢰가 없다면 결코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천 지역 사회적기업 희망나눔사회적협동조합은 참으로 특별한 기업이다. 가족 같은 돌봄을 제공하는 선한 일을 업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들의 자립을 돕는 즐거운 일터로 성큼성큼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유현경 • 사진 장병국
셋이서 하나 돼 일군 통합돌봄서비스
“참 잘하셨어요. 여기에 다른 색깔로 칠해 보시면 더 예뻐요.”
30여 명의 어르신이 색칠하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요양보호사가 따뜻한 어조로 말을 건넨다. 완성돼 가는 그림을 보는 어르신들의 얼굴이 편안하고 밝다. 만성질환이나 기능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어르신들을 낮 동안 보호하는 해드림주간보호센터의 풍경이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사회적기업 희망나눔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나눔)이다. 희망나눔은 통합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는 일터 공동체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임종을 앞둔 어르신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돌봄을 하고 있어요. 저희 기업이 특별한 것은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거예요. 사회적협동조합인 만큼 이윤보다는 좀 더 사람이 중심이 된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요.”
희망나눔을 소개하는 조갑남 이사장의 말이다. 희망나눔은 2010년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나눔가사보육 공동체로 시작해 ‘돌봄서비스’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3개의 공동체가 통합해 탄생했다. 저소득계층의 경제적 자활을 돕는다는 자활센터의 취지에 맞게 이들 구성원 대부분은 일자리가 절실한 취약계층이다.
희망나눔은 사회적기업이면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면에서 특별한 형태로 운영된다. 조갑남 이사장은 이곳을 대표하지만 여느 기업의 CEO와는 다르다. 직원들의 관계는 수평적이며, 이윤이나 자본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운영된다. “직원들 모두 조합원이에요. 저는 장기근속한 죄(?)로 이사장을 맡게 됐을 뿐이죠. 같이 회의하고 같이 결정합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함께 손잡아 이룬 성장
2010년 발족 당시 멤버는 9명이었고, 매출도 1억 원 남짓했다. 그러나 지금은 45명에 매출 11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이 모여 더 현명한 결정에 합의하고 집행한 결과다.
돌봄서비스 범위도 점점 확장됐다. 처음부터 통합 돌봄서비스를 지향했던 터라 하나의 사업이 단단해지면, 연구하고 준비해 단계적으로 다른 돌봄서비스를 열었다. 현재는 산모신생아 바우처서비스인 ‘부천아가마지’, 가정관리방문서비스인 ‘희망나눔 가사보육’, 병원간병서비스인 ‘나눔간병’, 어르신들을 돌보는 ‘해드림요양원’과 ‘해드림 주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조갑남 이사장은 “통합하지 않고 각자 존재했으면 지금처럼 오지 못했을 것”이라 얘기한다. 2013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희망나눔은 2015년 경기도지사상 자활기업 유공 표창과 보건복지부 장관상 베스트자활기업에 선정되며,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조직 성장의 바탕에는 직원들의 성장이 있었다. 희망나눔은 신규 직원들 대부분을 생계수단이 필요한 취약계층에서 선발한다. 처음에는 근로 능력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이들은 같이 성장해 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지속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고, 감정 소진 없이 일할 수 있도록 관리도 한다. 동호회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가 하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필요할 경우 개인 심리상담까지 지원한다. ‘지속 가능한 기업, 행복한 일터’를 위해 돌봄서비스를 하는 이들에게 조직 차원의 돌봄이 베풀어지는 것이다.
“희망나눔의 목표는 최고의 돌봄 서비스예요. 그 경험과 힘을 모아서 지역에서 신뢰도 높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돌봄의 프로’ ‘통합 돌봄서비스’를 지향하며 단계적으로 성장해 온 이들은 최근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올해 3월 오픈한 방과후돌봄서비스 공간인 ‘초등봄센터’로 또 하나의 영역을 연 것이다. 자활기업으로 우뚝 서 이제는 돌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 사회적경제 기업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