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나은 • 사진 장병국
가온누리협동조합이 활동하는 무대는 연천, 포천, 동두천에 이른다. 연천은 비무장지대를 포함하고 있고, 포천은 서울시보다도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면적으로나 난이도 면에서도 배송에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이경옥 가온누리협동조합 대표는 느긋하게 말한다.
“저는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마라톤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힘들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죠. 그런데 자활이라는 것이 쉽게 이루어질 수는 없어요. 느리고, 더뎌도 길게 보고 싶어요. 그것이 더 튼튼하고 안정된 채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2015년에 가온누리협동조합이 생겨났을 때의 목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었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불탔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지런함은 필수였다.
“남들 쉬는 만큼 다 쉬면 자활기업은 절대 안 되더라고요. 주말도 없이 일하고,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왔어요. 남들 쉴 때 움직이고, 남들 놀러 다닐 때 주변을 둘러봐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가온누리협동조합은 배송 위주로 사업을 해 왔지만, 작년부 터는 청소까지 그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깔끄미’라는 이름으로 저소득층 가정이나 경로당 청소를 시작했고, 올해는 포천 시내 공중화장실까지 늘려 나가고 있다.
“저희 직원들 중에는 나이가 많으신 분도 계시고, 장애인도 계세요. 배송은 오래 계속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청소를 생각해 냈어요. 쓸고 닦는 것은 누구든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다른 협동조합들도 그렇듯이 가온누리협동조합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사람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의견이 엇갈릴 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경옥 대표는 다른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마음껏 서로 대화하도록 했다. 한참을 듣기만 하다 보니 다른 대표들은 모두 이 대표에게 눈을 돌렸다. 문제는 그때부터 풀려나갔다. 그리고 이 대표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 역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외부에서도 많은 도움이 이어졌다. 부모와 다름없는 자활센터는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어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온누리협동조합에 힘을 실어 주는 신정희 팀장이 있었다.
“그동안 가온누리협동조합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옆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업을 계속 이어 나갈 수가 있을까 하고 불안해하기도 했는데, 어려운 환경에서도 1년 2년 거쳐서 4년이나 이렇게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니 자랑스럽습니다.”
포천시청에서도 가온누리협동조합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덕분에 이제 가온누리협동조합은 생존을 넘어 기부까지 하고 있다. 명절에는 취약계층에 쌀을 보내고, 자활센터에도 필요할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가온누리협동조합은 지역과 함께, 취약계층과 함께 성장했잖아요. 이렇게 성장해서 기부까지 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요.”
경기도 사회적경제 기업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