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엄용선•사진 한국관광공사,정현규
잔잔한 수표로 덩그러니 떠 있는 좌대가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강태공들 사이에서 천혜의 풍경으로 유명한 신비의 낚시터다. 대중들에게 안성 고삼호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주무대로 알려지며 특유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각인시킨다. 고삼호수의 일출은 그래서 특별하다. 낮은 언덕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 장애물 없는 빛의 파장은 순식간에 주변을 삼키고 어느새 호수는 붉은 물결로 일렁인다. 안개가 낀 날이면 몽환적인 느낌은 배가 된다. 일출을 감상할 추천 포인트는 고삼면 향림마을회관 인근이다. 그곳의 마을길에서 다채로운 호수의 일출을 감상해 보길 권한다.
가파른 경사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면 사방의 전경이 시원하게 열린다. 백제 한성시대에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은거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 검단산은 광주목의 진산(鎭山)으로 그 산세가 매우 특이하다. 정상에 서면 세상은 더욱 아득하게 펼쳐진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리와 하남시, 서울과 양평 일대를 품은 산. 그곳의 일출은 팔당호를 발아래 두고 장엄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주변 명산들의 절경이 더해져 그 모습이 과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산행은 하산곡동의 산곡초등학교 쪽과 팔당댐 건너 아랫배알미 쪽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 밖에 창우동의 현충탑 등산로도 있다.
어둠이 밀려나고 고운 해가 머리를 내밀자 그 빛이 은은하면서도 따뜻하다. 두 갈래 물길이 하나로 합쳐져 ‘두물머리’라 하는 곳.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흘러 와 하나가 되는 강물은 이른 아침 피어나는 물안개와 황포돛배 그리고 400년 세월을 품은 느티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겨울이면 꽁꽁 언 강물 위로 소복이 내린 눈이 새하얀 도화지를 완성하는 곳. 설원에 아로새긴 일출은 새해의 고즈넉한 시작을 알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세월의 덧없음을 저 멀리 흘려 보낸다.
구불구불 능선을 따라 성벽이 이어진다. 세계문화유산이자 호국의 성지, 남한산성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성곽을 따라 동서남북 여러 봉우리를 부드럽게 휘감으며 다채롭게 펼쳐진다. 서쪽의 ‘수어장대’와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연주봉’ 일출이 유명하며, 남문의 옹성에서 동문에 이르는 구간은 비교적 짧은 산행만으로도 확 트인 전망과 함께 떠오르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남한산성 전통공원에서 시작해 길놀이 공연과 함께하는 <수어장대 해맞이 한마당대회> 역시 힘찬 발걸음으로 희망찬 새해를 알려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