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산수유꽃이 깨알 같은 얼굴을 내민다. 추읍산 자락을 따라 소박하고 풋풋한 시골 냄새가 풍기는 아담한 마을 ‘양평 산수유마을’에서는 1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가 군집을 이뤄 매해 3~4월이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는 맑고 수려한 계곡을 끼고 어느새 온통 노란 꼬까옷을 입는다. 둥근 꽃은 그 생김이 부드러우며 온화하다. 야생에 흐드러진 산수유는 날것의 기운으로 계절의 충만함을 전하니 영롱한 황금 미에 절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겨우내 앙상하던 가지에 방울방울 꽃망울이 맺힌다. 단단히 움켜쥔 악력은 충만한 봄볕에 스르르 긴장을 푸니 안양대교부터 광명대교, 철산대교, 금천교까지 이어지는 3.3㎞의 제방길은 만개한 벚꽃으로 터널을 이룬다. 구간에 따라 노란 개나리와 라일락이 그윽한 향을 더하는 안양천변은 산책로가 잘 정비돼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흐드러지게 핀 꽃은 가끔 천변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해끗해끗한 하얀 눈발을 뿌린다. 그렇게 벚꽃이 내리면 다시 겨울이 온 듯한 환상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