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풍성하게 살찌우는 습관, 독서


정보화 시대, 지식의 보고인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 살찌우고 내면의 힘 길러야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그동안 친구다 동료다 하며 각종 모임으로 분주했던 삶이 감염병 확산이라는 일대 사건 탓에 멈춰 섰다. 모든 사회적 활동이 일거에 정지된 것이다. 어찌 보면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유지라는 고립된 기간 저마다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됐는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TV로 몰렸고 고립된 시간 동안 전 세계인은 K-드라마, K-팝, K-스포츠, K-의료에 열광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유사 이래 이렇게 극찬 일변도의 주목을 받았을 때가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가히 폭발적이다. 왜 전 세계인이 이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것에 열광하는 것일까? 필자는 그에 대한 정답으로, ‘한국인들이 가지는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한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독서는 개인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일을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무한정 배우고 익히게 한다. 심지어 독자를 수백 년 전의 과거로 안내하기도 하고, 또 미래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과거의 사회적 가치와 규범 그리고 문화를 습득하게 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재창조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획득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실용적인 기능을 연마하는 능력을 키우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책이 없는 현실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지식의 보고인 셈이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자신이 발견한 지식을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고, 활자를 통해 책으로 전승해 왔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제조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는 우리 선조들의 엄청난 문화 창출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 이제는 종이 없는(Paperless) 사회를 지향하고 있고, 고도의 멀티미디어 환경이 갖추어지는 현실에서 더 이상 독서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서도 독서가 더 필요한 이유는 아무리 사회가 고도화돼도 여전히 활자 매체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고, 특히 전파 매체는 휘발성이라는 극한의 단점을 가지고 있어 고차원적 정보에 대한 복합적인 사고는 결국 활자 매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있다. 따라서 정보화 시대에는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학습해야 하기에 독서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성격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면서도 대부분은 환경에 의해 점진적으로 형성된다. 그중 육체적·정신적 성장의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독서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독서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본질, 생활 양식과 문화, 사물과 우주의 질서 등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획득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을 내면화해야만 참된 자신만의 삶의 전기가 마련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독서가 아닌 짧은 지식들을 나열한 멀티미디어에 점점 더 의존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몸의 양식이 음식이라면 마음의 양식은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코로나19는 물질문명에 젖어 마음의 양식을 기르지 못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다시금 독서를 통해 내면의 힘을 기르라는 격리의 시간을 준 것은 아닐까? 이제 코로나 이후의 삶의 습관을 정립해 가야 하는 선상에 서서 새롭게 독서의 매력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