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옷을 챙겨주며 “흰머리가 많이 늘었네”라고 나지막이 한숨 섞인 혼잣말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왜 그리 쏜살같이 달려가는지…. 1초가 바쁘게 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 속, 이제 6월 달력 한 장을 뜯어내면 제10대 경기도의회의 전반기가 마무리되며, 후반기가 새로이 시작된다.
뒤돌아보면 참 분주했다.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해 안양지역 주민들의 신임을 받아 경기도의회 도의원으로 당선됐다.
공식적 임기 시작인 2018년 7월 1일부터는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근무환경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였다. 또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에 따라 장마전선이 경기지역에 머물며 ‘물폭탄’이 예고된 상황이었기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취임식은 태풍대비가 우선으로 줄줄이 취소 또는 축소됐다. 필자도 긴급 재난대비 태세 속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가슴 졸인 기억이 남아 있다.
그리고 도의원 첫걸음인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조례안 심의, 행정사무감사, 결산, 예산심의, 위원회와 지역행사 등을 손오공이 몸을 나눠 치러내듯이 했다. 의정활동 중 풀이법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새벽 산행을 하거나, 안양전통시장의 삶의 현장에서 활력이 듬뿍 담긴 에너지를 받아가며 해법을 고민했다.
필자가 몸담은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경기도의 문화·체육·관광·예술 관련 업무부서와 산하 공공기관을 소관으로 하는 상임위원회이며, 위원장과 의원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당시 경기도의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규모가 4,119억 원에서 2020년 5,057억 원으로 938억 원(23%↑)이 증가됐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나마 도민의 문화향유권이 증대됐음에 보람을 느낀다.
2018년과 2019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위원회 의원 모두 합심해 집행부의 비효율적인 행정을 지적하고, 효율적인 행정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우리 위원회는 2년 연속 행정사무감사 우수위원회로 선정되
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현장의 쓴소리를 들어가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경기문화비전포럼을 6회에 걸쳐 참여했다. ‘파주 출판문화단지 사례로 본 도시문화재생’ ‘경기아트센터 제작극장 운영방안’ ‘경기도 체육발전방향 대토론회’ 등 문화체육관광 발전의 토대도 구축했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 게임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 마련을 주문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정도로 게임중독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주문이 있은 뒤 경기도가 가칭 경기게임문화센터를 2020년 하반기 설립하고 e스포츠 행사 규모를 늘리는 등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게임문화센터의 중요 역할 중 하나가 과도한 게임 중독(과몰입)을 사후적으로 치료하기보다 적절히 게임을 즐기는 사전 예방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가슴 한편으로 뿌듯함이 차오른다.
이 외에 간행물편찬위원회 위원으로 도민에게 의정활동을 전달하기 위해 활동한 점, 「경기도 영상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 개정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때 능동적 입장에서 지원할 수 있게 한 점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도민의 단합된 힘으로 하루빨리 극복하고, 필자의 가슴속에 담아 뒀던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경기도, 행복한 경기도가 앞당겨지기를 소망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