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관련한 이슈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과제다. 지난 2018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재활용 수거업체들이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며 촉발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통해
재활용이나 분리배출도 만능이 아님이 확인됐다.
이후 환경과 관련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바로 ‘제로웨이스트’다. 문자 그대로 ‘0’을 의미하는 제로(zero)와 ‘쓰레기’를 의미하는 웨이스트(waste)가 합쳐진 말로, 쓰레기를 아예 발생시키지
않으려는 생활방식이다.
대표적인 것들 가운데 하나가 장바구니와 텀블러다. 누구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들어와 물건을 정리하고 난 뒤 바닥에 남겨진 비닐과 종이상자를 보면서 한 번쯤 놀란 기억이 있을 터. 이에 대형마트에서는 1회용 비닐 쇼핑백 제공을 자제하고,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을 없앴다. 불편함을 토로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쇼핑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커피숍에서 전용 텀블러를 꺼내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거나 가게에서 대여하기 시작했다. 특히 채소나 과일 구매 시 비닐백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작은 사이즈의 장바구니를 여러 개 가져와 분리해서 구매하는 것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업사이클링은 우리말로 ‘새활용’이라고 한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 ‘리사이클링’이라면,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
혀 다른 제품으로 새롭게 생산하는 것을 가리킨다.
재활용 의류로 새로운 옷이나 가방을 만들고, 버려진 현수막 천으로 장바구니를 만들며, 폐플라스틱병으로 신발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 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지난 1993년부터 트럭용
방수 천막이나 에어백,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들고 있는 ‘프OOO’이다.
마커스와 다니엘 형제는 제품과 컨테이너의 부식을 막아주는 트럭용 방수덮개가 쉽게 버려지지만 썩지 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활용해 가방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가방끈으로는 폐차의 안전벨트를 활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방은 넓은 스트랩으로 튼튼하고 어깨를 감싸 이동 중에도 흘러내리지 않으면서 완벽한 방수기능을 가진 상품으로 거듭난다. 특히 각지에서 수집한 방수덮개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 디자인의 제품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다.
패션은 유행에 민감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상품화하는 패스트 패션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빠르게 소비되고 폐기되는 만큼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
소리도 높아졌다.
‘컨셔스 패션’은 이러한 패스트 패션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의식 있는’이라는 의미의 ‘컨셔스(conscious)’와 ‘패션’의 합성어로, 심각한 환경오염과 과도한 자원낭비에 문제의식을 갖고 소재부터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과정으로 의류를 생산하거나 그런 의류를 소비하는 트렌드를 뜻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OOOO’는 지난해 가을부터 플라스틱병 재활용을 독려하고자 제품 택에 플라스틱병 리사이클링 비율(100%, 50%+, 30%+ 등)을 표기하고 있다. 신발은 합성 섬유보다 분해가
빠르고 생산공정에서도 절반 이하의 에너지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 모직 소재로 만든다. 또 기존의 포장용 종이상자 대신 다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천 소재의 슈즈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