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경제, 오팔세대, 편리미엄

거대 팬이 산업을 좌우하는
팬덤경제

‘팬덤경제’는 하나의 무리를 이루어 집단행동을 하는 팬덤(Fandom)과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아이돌과 팬덤이 불러일으키는 경제적 효과를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 아이돌을 중심으로 연예계가 재편되면서 아이돌 팬들은 앨범이 나오면 기본 수십 장씩 구매하는 등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고, 앨범의 형태와 굿즈가 다양화하는 등 관련 산업에 파급력이 커졌다. 게다가 최근 5~6년 사이 데뷔한 3세대 방탄소년단(BTS)·엑소·블랙핑크·트와이스 등의 팬덤은 이를 뛰어넘어 기부, 지하철 전광판 홍보와 유튜브·트위터 등의 온라인 홍보로 역할을 넓히면서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BTS의 팬덤경제 총 시장규모만 7조 9,000억 원으로 추정될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 부분에 국한됐던 팬덤경제가 투자 부분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일반 청약에 58조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는 BTS의 팬 ‘아미’들도 일부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에는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 팬덤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키운 테슬라, 애플, 아마존, 틱톡, 넷플릭스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활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신중년
오팔세대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활기찬 생활을 하는 고령자)’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층으로, 삶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지닌 이들을 다채로운 빛을 내는 오팔이라는 보석에 비유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 세대는 전쟁 이후에 태어나 현대적인 교육을 받고 고도성장기에 청년 시기를 보내며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주역을 담당해 왔다. 오팔세대가 이전의 5060세대와 구별되는 점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젊은 시절엔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다가 은퇴 후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여가생활을 즐기는 과정에서 소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젊은 시절에 경험한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채로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답게 자녀를 통해 얻은 정보를 적극 반영해 디지털 트렌드를 모두 소화하며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쇼핑·운동·여행 등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며,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상태에서 시간적 여유와 그들보다 월등한 경제력을 앞세운 구매력을 자랑하며, 소비시장에서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 주는
편리미엄

‘편리미엄’은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결합한 단어로,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가성비를 넘어 나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위해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밥을 직접 하기 위해 재료부터 구매하는 대신 이미 손질된 음식 재료를 받아 조리만 하는 간편식이나 밀키트와 즉석식품을 이용하는 것, 세탁과 다림질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출근용 와이셔츠를 매일 배송받는 것, 비싼 가격에도 가사 부담을 덜어 주는 의류관리기와 식기세척기 등이 인기를 끄는 것 등이 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지만 과소비와는 구별된다. 평소에는 돈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우며 자린고비처럼 지내는 사람도 깔끔한 주거를 위해 기백만 원에 달하는 로봇청소기를 기꺼이 결제하거나 청소용역 앱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편리미엄 소비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경향과 관련이 크다. 퇴근 이후 가사에 투자하는 시간 대신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귀찮음과 게으름보다는 시간이 부족한 고통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편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적극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