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청년 공동체


인구 감소로 인한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에 따른 신체 능력 저하로 노인 스스로 주거환경을 돌보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맥가이버’를 자처한 청년들이 있다. 침체된 마을에 활기를 북돋아 주고자 공동체 활동에 나선 ‘밀당청년들’이 그 주인공이다.

청년공동체 활동지원 공모사업은 주민들과의 유대를 통해 지역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한다.


이어 이 대표는 “마을에 밀머리마을협동조합과 밀머리마을지킴이 같은 모임이 있지만, 청년이 있는 공동체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국가 지원 사업 참여 조건을 맞추고자 젊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한 것도 한 이유다”고 말했다.
밀당청년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경기도가 추진한 청년공동체 활동지원 공모사업 덕분이다. 경기도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확산에 기여하고자 청년공동체 발굴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밀당청년들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의 지원 아래 마을 주거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혼자서는 집안을 돌보기 어려운 노인들의 집을 무상으로 수리해 준 것이다.
모임 멤버이자 밀머리녹색농촌체험마을 사무장인 박선균 씨는 “화장실의 변기가 파손되고, 난방이 되지 않아 연탄을 피우고 생활하는 분들이 마을에 계신다”며 “집수리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주민 목소리를 반영해 ‘우리 마을에 맥가이버가 나타났다’는 사업 활동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낮에는 체험 마을 교육자로 일하기 때문에 활동에 부담도 따랐다. 하지만 폭우로 흙벽이 무너져 위험한 상태에 놓인 이웃집을 외면할 수 없었고, 총 6개월간 마을 가구를 돌며 전등과 전선 교체, 문 수리 활동을 펼쳤다. 또 다른 멤버 여주교육자원봉사센터 김나영 센터장은 “활동을 하면서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며 “단순히 집을 고쳐 준 것에 대한 감사 의미보다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이웃 간의 정을 느낀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밀머리마을은 인구 200여 명의 작은 농촌 마을이지만 아이들의 수가 60명에 달하는, 시골 마을에서 보기 어려운 젊고 힘찬 곳이다. 늘푸른자연학교가 2015년 3월 개교한 이래 이곳을 찾는 중년층과 아이들이 늘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밀당청년들 멤버 박 사무장과 학교 생태강사 강현설 씨 또한 자녀의 농촌 유학을 계기로 귀촌한 사례다. 강 씨는 “초등학교 4학년생인 아이가 서울에 있을 때는 온종일 집에만 머물러 있는 날이 많아 이곳 마을로 농촌 유학을 보냈다”며
“자연 학교에 다닌 이후로는 성격이 몰라보게 달라져 온 가족이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밀머리마을은 오갑산(梧甲山)을 뒤로하고 마을 앞쪽으로는 남한강과 만나는 청미천이 흘러가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대도시의 답답함과 틀에 박힌 교육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의 체험활동이 이어지면서 고령화된 마을은 어느덧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이 대표는 “마을 경관을 가꾸기 위해 주민과 아이들이 모여 나무를 심거나 벽화를 그리는 작업은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이라며 “단순히 웃고 떠드는 힐링 환경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활동 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지역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