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 3명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몇 가지 먹을 것과 필요한 것을 챙기고 이른 아침부터 차에 몸을 실었다. 그날의 하늘엔 잿빛 구름이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구름 사이로 봄 햇살 도 귀엽게 내리쬐고 있었다. 모두가 자유의 몸으로 떠난다는 해방감이 무척 좋았다.
레저용 차량이 좋은 점은 여러 명이 함께 오손도손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을 벗어난 지 불과 몇 분 만에 쏜살같이 달리던 차는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길가에는 연초록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고 봄바람은 살랑거렸다. 야생화도 길가에 누워 있다, 일어섰다 세차게 춤을 추며 여행하는 우리들을 미소로 반겨 주고 있었다.
한참 후 목적지에 도착하자 코끝에 바다 비린내가 느껴졌고 상쾌한 파도소리도 들려왔다.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는 바다. 시대의 구차한 모든 것을 감추고 스스로 취하고 즐길줄 아는 그런 낭만과 추억의 여행길. 얼마나 좋던지!
모래로 이루어진 하얀 수평선을 거닐 때면 나도 모르게 무한한 연민이 피어오른다. 동해안에서 담아온 짜릿한 추억. 그것은 친구들과의 ‘포근한 인연’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동해안의 여행은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새로움과 활력을 찾는 일이었고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이니까. 그 후로도 나는 전국 곳곳을 여행했다. 유명한 관광지에 갈 때면 ‘역시 값어치 있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자신 있게 말하곤 한다. 여행은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력소이자 윤활유 같은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