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 나뭇잎. 여기저기서 푸르름이 보인다. 숲에서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느슨해진 심장이 쿵더쿵 하면서 분수대 물처럼 힘차게 작동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신록이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는 계절. 누구나 연초록을 좋아한다. 나무에서 뿜어내는 푸른 빛. 숲길을 연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는, 눈앞의 희망처럼, 혹은 화려한 꿈길처럼 열려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이맘때면 산천초목은 칠흑의 어둠에서 태동하는 듯 왕성하게 우거져 녹색의 띠를 이룬다. 새 생명의 불빛을 비춘 숲속의 나무들이 춤을 출 때면 새들도 나무에 발을 얹어 놓고 깊은 상념에 빠져 희망을 불태운다.
나 역시 매번 가까운 친구 몇과 숲길을 찾는다. 얼마 전에도 친구들과 수원 광교산을 찾았다. 그날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고, 햇살도 유난히 밝았다. 중간 쉼터까지 올랐을 때 수건으로 작은 땀방울을 닦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숲속에서 나무들과 다정히 노니는 새들의 모습, 하늘 아래서 하나씩 펼쳐지는 자연의 색채가 너무도 환상적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은 숲길을 그토록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를 떠올리면 또 다시 신록의 길을 걷고 싶다.
연초록의 뒤안길은 내 인생의 새로운 길이요, 일상에서 찌든 노폐물을 청정수로 바꿔 주는 여과막이다. 지금은 환경이 나빠져서 미세먼지가 심하다. 이럴 때일수록 자연에 관심을 갖는 것, 이것이 우리 삶을 보호하는 최후의 안전벨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