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경기도 군포에 문을 연 고재영빵집은
맛과 건강을 전파하는 지역 맛집이자 이웃과 함
께 지역에 이바지하는 나눔터다. 마을공동체를
위해 활약하고 있는 고재영빵집을 찾았다.
글 구지회 사진 박진우
고재영빵집은 맛과 건강 무엇 하나 놓치지 않은 지역 빵집이다. 경기빵과자경연대회 2008년과 2010년 수상으로 검증받은 실력에, 재료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전국 농민이 생산한 국산 재료를 적극 사용하는 노력이 한 예다. “판로나 식품 가공 때문에 고민하는 농민이 많아요. 그래서 그분들의 작물을 활용할 수 있는 제조법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적극 돕고 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오디 빵, 쑥 빵 등은 농민의 힘이자 고객의 즐거움이다.
건강한 재료는 아끼지 않지만 설탕은 최소한으로 넣는다. 보존제 등 화학 재료도 쓰지 않는다. “썩지 않는 빵이 사람 몸에 좋을 리 없으니까요. 사람만큼 미생물에도 순한 빵이기에 보존 기간은 짧은 편이에요.”
빵 위에 전하고 싶은 말을 새겨 주문하는 ‘메시지 앙금빵’, 체험비 없이 재료비만 내고 직접 빵을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이곳 빵으로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고재영빵집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모아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는 일은 우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빵값을 미리 내 기부하는 ‘미리내 카드’ 제도다. 이렇게 모인 빵은 복지관 등에 기부한다. 이 카드로 빵을 먹던 아이가 건강히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와, 이번에는 다른 이들을 위해 미리내 카드를 건네는 일도 있다.
헌혈증 모으기도 눈에 띈다. 가져온 헌혈증은 하루 1인 2장 한정, 식빵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그가 보여주는 헌혈증 중에는 1980년대 발행한 헌혈증도 흔하다.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몰라 보관만 하다가 전국에서 반갑게 보내온 따뜻한 마음이다. 이렇게 모은 헌혈증은 지금까지 3,000장에 달한다.
나눔에 앞장서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복지 기관에서 고재영빵집을 지역 활동 기점으로 삼기도 한다. 가령 빵집 밖의 구급상자는 군포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해 비치한 것이다. 작은 보호소가 된 빵집. 나눔을 연결하는 고재영빵집의 변신은 무한하다.
고재영 제빵사는 봉사 또한 활발하다. 정성 들여 만든 맛있고 건강한 빵과 제빵 재능을 기부하고 있으며, 군포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군포 방범기동순찰연합회 등 제빵 분야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노인복지관 어르신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가 함께 빵을 굽는 빵글빵글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초·중·고등학교에서 직업 특강도 해요. 제빵 외 분야에서도 활동한다고 하시는데 기후변화는 먹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 일은 소상공인에게 영향을 미치니 모두 빵집, 빵과 관련한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남 일은 없다고 말하는 고재영 제빵사. 그 마음으로 봉사한 시간이 공식 기록된 것만 7,700시간에 이른다. 이에 경기도의회의장 표창(2022년)과 대한적십자사 명예장(2022년), 행정자치부 국민추천포상 장관 표창(2017년), 군포시장 표창(5회 수상) 등을 수상했다.
코로나19 방역 기준이 완화된 2023년. 대한민국 대표 봄 축제인 군포철쭉축제가 4년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오면서, 축제 기념품으로 제격인 철쭉 쿠키를 구워내는 고재영빵집도 유난히 바빴다. “2019년 개발한 철쭉 쿠키를 이제야 선보이게 되었네요.”
바쁜 손길로 2023년 봄을 시작한 고재영 제빵사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지금 하는 것을 꾸준히 하되, 더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지요. 관련 지원 사업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고, 좋은 기회가 닿는다면 경기도의회와도 함께 나눔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발갛게 피어오른 철쭉 쿠키처럼 고재영빵집의 미래도 더욱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MINI INTERVIEW
나눔은 복잡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것을 베풀지 않아도 내 손에 있던 것을 건네면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분이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군포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고재영빵집’을 찾아주세요. 맛있고 건강한 빵을 구워놓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