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의 속마음

그대 바람

한경미 _ 성남시


오래 기다린
음력 유월이 오면

주황색 능소화는
참았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타오르는 불꽃의
잃었던 명예를 되찾는다.

귀한 단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너울거리는 꽃잎을 열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기억하며
행복을 엮는다.

너와 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바람에 맞서야 했던
지난 역정은 정말 치열했었다.

이제 남은 세월
정원이 있는 마당에서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고
둘째를 기다리는 능소화의 마음은
한 송이 한 송이
익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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