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세간의 언론 보도 등에서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가지고 언급할 때 흔히 등장하는 화두는 지방의원의 전문성 부족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의원은 전문가여야 하는가’라는 명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선거에 의해 주민 대표의 지위와 신분을 획득하는 지방의원은 행정에 임하는 전문가(Specialist) 집단이 아니며, 사회 각 분야에서의 이슈 및 갈등에서 비롯되는 공유가치를 탐색하고 이에 걸맞은 협상과 판단을 요하는 정치가(Politician)인 점을 분명히 해야만 한다. 이러한 의미는 일련의 지방정부 정책 형성과정에서 비록 지방의원의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불가피하게 초래된다고 해도, 그것이 지방의원이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행정에서의 집행 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평가·입법 등의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는 일은 지방의원 개인 차원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인가? 앞서 말한 대로 전문가로서 지방의원 신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아닌 이상, 지방의원 개인적 차원에서 대항력을 갖춘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방의원의 이러한 공백을 메워줘야 할 몇 가지 제도적 보완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예컨대 지방행정의 모니터링, 예산과 입법안의 분석 등을 위한 ‘정책보좌제도’, ‘지방의회 인사권의 독립’, ‘광역의회 후원회제도’, ‘우수 의원의 포상 시스템’, ‘광역의회 법률안 제안권’ 등이 그것이다. 다행히 현행 제20대 국회에서 ‘시·도의회에 재적의원 총수에 해당하는 정책지원 전문 인력을 두도록 하고, 지방의회 소속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토록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2016년 7월 14일 발의돼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과거 제18대 국회, 제19대 국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률안이 상정됐으나 임기 만료 폐기된 선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지방의정의 엔진을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려 하는 자세’, ‘공(公)과 사(私)를 구별하려는 공인의 자세’, ‘의원으로서의 절제된 품위와 인격의 유지’, ‘의정활동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 등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기대한다.
제9대 후반기 경기도의회의 남은 2여 년 후, 경기도의회가 지방정치의 주역이라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골인 지점의 테이프를 끊었을 때,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성숙과 지역의 정책결정자 혹은 감시자로서의 책무를 다했다는 평가가 봇물처럼 밀려오게 되리라. 그리고 그동안 세간에서 간혹 제기하고 있는 지방의회의 무용론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지워버리고 경기도의회가 지방의회의 진정한 가치와 좌표를 입증했던 지방정치 무대의 주연배우로서 회자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