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랜드마크 포천시 포천장

쾌적하고 깔끔한 쇼핑공간에서 카트를 밀고 다니며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 담을 수 있는 마트는 현대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생활필수 공간이다. 그러나 편의성과 효율성만이 삶의 전부일까? 포천시에서 5일마다 열리는 포천장은 인정과 웃음이 넘치는 복작복작한 공간으로 포천시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의 주민들에게까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경기 북부에서 가장 사랑받는 5일장
5월 20일, 한여름이 무색하게 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은 날, 포천 천변은 몰려든 사람들로 여지없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5일, 10일…. 한 달에 6번 열리는 포천장이 들어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인근의 의정부, 남양주, 양주, 연천 주민은 물론 서울에서까지 몰려드는 포천장은 포천 지역에서 열리는 5일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자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열리는 가장 큰 5일장으로 그만큼 많이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의회 포천시 제2선거구의 윤영창 의원은 “포천장은 성남의 모란시장 다음으로 긴 역사를 가진 곳으로 포천시의 명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포천시 제1선거구의 최춘식 의원 역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만날 수 없는 훈훈한 정과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큰 자부심을 표현한다.
장날이면 약 400여 개의 점포가 자리를 잡는 포천장에는 없는 게 없다. 이제 막 밭에서 따온 듯한 싱싱한 채소, 알록달록한 색깔의 과일들, 생선, 의류, 농기구들, 아이들 장난감에 책, 토끼와 새, 오리, 닭, 강아지까지 그야말로 만물상이 따로 없는 것. 이중 산나물류와 곡류는 저렴한 가격과 신선함으로 포천장에서 꼭 구입해야할 인기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어디 이 뿐인가. 배꼽시계가 울릴 즈음이면 지글지글 지짐이, 윤기가 잘잘 흐르는 족발, 참기름 냄새 고소한 잔치국수, 후루룩 치솟는 불길에 구워내는 등갈비까지.
백화점 푸드코트 못지않은 진수성찬은 오가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훈훈한 시장 인심이 바로 이곳에
함께 포천장 구경에 나선 윤영창 의원과 최춘식 의원은 무엇보다 포천장이 포천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관심사. 장 초입의 좌판을 벌인 채소와 과일 상인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이게 포천시 농산물인 거죠? 포천 농협이라고 띠를 두른 게 우리 지역 농산물이니 이런 걸 우리 시민들이 많이 구입했으면 좋겠네요.”
“아이고, 과일도 싱싱하네요. 장날이면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입구를 지나 좀 더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보기로 했다. 포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인지라 이곳 포천장은 윤영창 의원이나 최춘식 의원에게 모두 친숙한 곳. 두 사람 모두 잔치국수가 생각나거나 아내의 심부름으로 장을 보러 올 때 이곳을 종종 이용한다고 고백을 해 일행으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중간쯤 가자 녹두전이 철판에서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스스럼없이 다가가 이야기를 건네는 두 의원에게 주인장이 냉큼 맛을 보라며 이쑤시개로 녹두전 조각을 찍어 내민다. “아주 맛있다”고 박장대소를 하자 주변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몰려들고 푸짐한 장날 인심 덕분에 너도 나도 고소한 녹두전을 맛보느라 정신이 없다. “바로 이 맛에 사람들이 장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겠냐”며 두 의원이 즐거워한다.
다음에 만난 상인은 두 의원이 보여준 관심에 굉장히 구체적인 건의 사항을 내놓았다.
“장이 설 때마다 들어오는 상인들이 일률적으로 돈을 걷어서 주차장을 빌리고 있습니다. 포천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주차장 확보가 필요해요. 또 이용객들이나 상인들을 위한 화장실도 개선이 됐으면 합니다.
지금은 거리도 멀고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상인의 하소연이 곧 장을 보러오는 포천시민의 편의를 위한 말이기도 하기에 두 의원 모두 주의 깊게 경청했다. 그리고 주차장 문제는 당장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지만 화장실 문제만큼은 서둘러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즉석에서 약속을 하기도 했다.
장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길에 두 의원의 손에는 상인들에게서 구입한 과일이며 채소가 잔뜩 들려있었다.
포천 상인과 포천시민 위한 발전방안 필요
장을 빠져나와 다리를 건너자 웬 천막 하나가 펼쳐져 있다. 포천시민을 위한 성인병 무료상담 천막으로 장이 열리는 날, 상반기에 한번, 하반기에 한번 포천 시민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장보기에 지친 시민을 위한 시원한 물 대접은 물론 혈압과 당뇨를 무료로 측정해 주는 이곳을 또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섭섭하다.
윤영창 의원과 최춘식 의원 둘 다 “고생이 많으시다”라는 인사와 함께 떡 본 김에 고사 지낸다고 자리에 앉아 혈압을 체크해본다. 주로 장을 보고 돌아가시던 어르신들이 들러서 건강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 혈압과 당뇨를 확인해보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다.
경기도의원이기 이전에 포천시민인 두 의원이 오늘 포천장을 둘러본 소감은 어땠을까?
“고정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하천부지에 서 5일마다 이루어지다보니까 우려의 말도 많이 나오는게 사실입니다. 오염물질이 하천에 유입이 되니까요. 당장 개선은 어렵겠지만 환경과 방문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보다 안정적인 장소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장이기 때문에 포천시 농산물과 생산품들이 이곳을 통해 활발한 직거래가 이루어진다면 포천시 경제에도 크게 일익을 담당할 거라 생각됩니다.”
윤영창 의원의 말에 최춘식 의원 역시 동의를 한다.
“현대의 상거래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유는 편의성과 다양성 때문입니다. 그 부분이 충족되면 젊은 층들까지 우리 전통시장에 유입시킬 수 있다고 봐요. 무엇보다 마트나 백화점에는 없는 훈훈한 정서가 있는 곳이니까요. 우리 포천장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북부의 랜드마크로 충분히 제몫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포천장. 포천 상인들과 포천 시민을 위한 보다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들이 한데 모인다면 전국구 명소로 자리 잡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향후 새롭게 변신한 포천장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