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들썩들썩 ‘붐벼 더 신나는’ 구리전통시장

북적북적 들썩들썩 ‘붐벼 더 신나는’ 구리전통시장

 

전통시장은 그 지역의 꾸밈없는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명재나물, 만두청년, 예쁜살림, 별사탕공주, 정확사⋯. 주민들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간판을 올리고 도매시장에서 직접 골라온 옷가지들로 가게를 꾸렸다. 곳곳에 손맛 다른 먹을거리가 포진한 곳도 시장. 그래서일까. 모두 같아 보여도 하나 같이 다르다. 구리 도심 한가운데 있는 구리전통시장도 그렇다. 들썩들썩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북적거려 흥이 더하다. 이곳엔 특히 시민 DJ와 상인 DJ의 정겨운 일상이 라디오로 송출돼 즐거움을 더한다.

 

“사장님~ 나 냉이 좀 줘 봐요. 막 뜯어온 것처럼 싱싱하네요. 깐 도라지도 조금 챙겨주시고요.”

구리전통시장엔 싱싱한 것들이 참 많다. 냉이는 금방 캐온 듯 파릇파릇하고, 딸기는 반짝반짝 윤이 난다. 막 튀겨 낸 수제어묵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참기름 고루 발라 바짝 구워낸 김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탱탱한 버섯이며 생생한 오이도 한가득이다.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시장 내 스피커를 통해 연신 보드라운 선율의 가요가 흐른다. 가끔은 누군가의 사연이 봄바람을 타고 시장 안을 휘돈다. 아케이드 밖 장터에선 봄꽃도 환하다. 노란 수선화며 보랏빛 무스카리, 단아한 새우란 등등이 오랜만에 시장에 나왔다. “아이고~ 꽃을 보니 봄이 온 걸 알겠네.” 꽃 리어카 주위 모두가 함박 웃는 게 마치 꽃 같다.

 

볼 것 많은 문화관광형 시장

구리전통시장은 1966년 3월 개장했다. 2005년에 상설시장으로 등록했고 2007년부터 시설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 시장 내 도로를 포장하고 아케이드 지붕을 설치했다. 화재 방범용 CCTV와 LED전광판, 화재감지기 등을 달았고 간판도 깔끔하게 정돈했다. 상인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주차장을 마련한 뒤로는 방문객도 부쩍 늘어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 꾸준한 기반 시설 확충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진 셈이다.

여기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도 한몫을 했다.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은 중소기업청이 시장을 관광과 쇼핑이 가능한 공간으로 키우기 위해 마련한 지원책이다. 구리전통시장상인회의 정형구 실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지원을 받았다”며 “덕분에 거리축제와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사업들 중 하나가 ‘ICT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 운영이다. 지난 2013년 12월에 문을 연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해 방송을 한다. 정원준 PD는 “이곳에서 시민 DJ 및 상인 DJ가 방송을 진행하면 시장 내 전광판과 모바일 앱을 통해 송출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방송되며 실시간 시청과 다시보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곳

시장이 있는 수택동은 구리 도심에서 손꼽는 황금상권이다. 10대들이 즐겨 찾는 상점가와 전통시장이 맞닿아 있어 10대부터 70대 손님까지 폭넓게 아울러서다. 상인회 측에 따르면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다. 상인회 정형구 실장은 “현재 시장 안에 점포가 500여 개 있어요. 농수축산물 중심으로 의류와 생필품을 파는 점포가 많은데 인근 상점가까지 포함하면 1,600개쯤 될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하루 종일 북적대는 것은 1,600여 개에 달하는 점포가 가진 제각각의 매력 때문이다.

시장은 유명 곱창골목과도 이어져 있다. 초장에 찍어먹는 전통식 곱창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좁은시장통 골목 양편에 10여 곳이 나란히 서 있다. 정형구 실장은 “밤이 되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며 “가끔은 시장에서 전 굽는 냄새만큼이나 좋은 냄새가 골목에 가득 찬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한 번쯤 방문해 보면 어떨까.

 

|Information|

경의중앙선 구리역에서 620여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연중무휴 운영하는 상설시장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장한다. 단 매장마다 영업시간은 조금씩 다르다. 시장 입구에 주차장이 있고, 매장 이용 시 무료 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주차요금은 최초 1시간 1,000원, 이후 10분 당 200원이다. www. gurisij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