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행복을 위해 워킹맘이 뛰어갑니다”

“청년들의 행복을 위해 워킹맘이 뛰어갑니다”

오지혜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과학자 출신의 정치인은 그 이력만으로도 이색적이다.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풋풋한 초선의원에게는 더욱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비례 1번으로 의회에 당당히 입성한 오지혜 의원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글 임도현•사진 정현규

일하는 청년, 결혼한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30세에 결혼해 나노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오지혜 의원은 연구에 매진하는 것만으로는 꿈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정치 진출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학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어도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연구비를 지원받으려면 당국자에게 연구 당위성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런 소양을 갖춘 과학자가 흔치 않거든요. 과학계가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충을 덜어줄, 말하자면 과학계에서는 과학 마케팅을 할 줄 아는 누군가를 애타게 필요로 하고 있었던 거죠.”

첨단 기술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은 청년 과학자에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꿋꿋이 꿈을 이루어 가던 그에게 정치입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비정규직의 설움.

“연구교수로 일할 때 육아휴직을 할 수 없다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었어요. 훗날 육아휴직을 금지하는 근로계약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 근로 조건을 꼭 개선해 주고 싶었어요.”

“일하는 청년, 결혼한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의회 입성 동기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오 의원. 그는 학생들이 좀 더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미래 과학자 배출을 위한 어린이 체험과학관을 세우는 등 배지를 단 첫날부터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에서

“과학은 지원이 아닌 ‘투자’다”

경제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오 의원은 “2016년도 통계를 보면 경기도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분야 예산은 지자체 총 예산 중 1.1% 정도로, 전국 17개 지자체와 비교하면 15등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경기도에는 국비 지원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기관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도비 지원이 저조한 면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기관이 국비에 의존하는 현상은 과학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 있다고 오 의원은 우려한다.

“지자체에 기초과학 예산을 편성하자고 요청하면 ‘그건 정부가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라는 반문을 받아요. 하지만 기초과학에 인색한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연구자들은 조금의 지원이라도 얻기 위해 정부가 관심을 갖는 프로젝트에 자신의 연구를 곁들여야만 하는 실정이죠.”

파주진로체험지원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바이오’와 ‘5G’ 등 요즘 한창 떠오르고 있는 분야는 모두 기초과학이라는 토양에서 거둬들인 성과들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들이 당장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이러한 연구 분야에 관심을 보이며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오 의원은 언제 식을지 모를 ‘유행’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예전에 유비쿼터스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어요.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음에도 기초 연구나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아 기술개발이 잘 안된 거라 생각해요. 지금 떠오르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사실 15년 전 유비쿼터스의 다른 이름으로 볼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과학기술은 지원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합니다. 당장 연구 성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10년 후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과학기술 정책이 절실히 필요해요.”

오 의원의 목표는 ‘경기도형 산학연계 기초과학 연구개발 사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100억 원이라는 예산 규모가 다른 상임위에서는 작은 규모일 수 있지만, 예산지원에 목말라하는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경기도의회 청년대책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청년들의 현재와 미래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조례를 구상하며 열심히 도정활동에 나서고 있다.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Q.도민에게 한 말씀

A.워킹맘들은 “애 낳고 일은 어떻게 해?”라는 말을 들을 때 힘이 쭉 빠진답니다. 일하는 청년들을 위해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제가 학생이던 10년 전에 비해 지금의 복지환경이 더욱 악화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2030세대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취업해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주요 약력

•1985년생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
•경기도의회 청년대책 특별위원회 부위원장·경기도의회 평화경제 특별위원회 위원
•경기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전) 국민대학교 전임연구교수(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