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의를 거쳐 이번 휴가는 가족과 함께 사회단체 복지관인 양로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양로원을 찾았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독거노인들이 모여서 지내는 양로원에는 등이 굽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제 나이 팔순을 바라보니 무얼 바라겠느냐”며 신세를 한탄한다. 젊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도 부럽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건강하시니까 지금처럼 오래오래 즐겁게 지내시면 되잖아요?”라며 애써 위로를 건넸지만, 자식들도 없고 개인적 능력이 없는 부모이기에 공공단체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씁쓸해졌다.
여름을 맞아 식당에서 특별 메뉴를 내놓는다기에 우리 가족은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와 물냉면, 밑반찬을 만들었다. 아이들도 진지한 얼굴로 나물도 만들고 아주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물냉면 한 그릇을 후루루 마시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과 미소가 번지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설거지까지 깨끗하게 마무리를 하고 나니 어느 때 보다 보람찬 휴가를 보낸 기분이 들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이웃이 아주 많다. 소외 되고 외로운 이웃들을 위한 진정한 나눔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서로에게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에 우리 모두 발 벗고 나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