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평생토록 거닐며 풍월을 즐기고 싶었나니

신증동국여지승람> 중 <가평현 제영조>에는 조선 초기의 문신인 이맹균이 가평을 지나며 쓴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일찍이 포천 가는 길에 굴파를 넘어 안장을 내리고 잠깐 조정에서 쉬었다. (중략) 비록 말을 꾸짖으며 걷고 건너기 어려워도, 이 고을에 이르니 마음이 이미 시원하다. 바로 명리장을 벗어나 여기에다 살 터 잡고, 평생토록 풍월을 즐기고 싶다.’ 가평은 높은 산과 맑은 내가 아름다워 예부터 ‘살고 싶은 터’로 손꼽히던 곳이었습니다.

 

‘큰 평야’라의 뜻의 가평

<여지도서>에 가평은 ‘본래 고구려에 속했다. 이후 고려 현종 9년(1018)에 춘주(지금의 춘천)에 예속됐다가 1413년(조선 태종 13년)에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이속돼 현감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신라 경덕왕 때부터 ‘큰(가라) 평야(버러)’라는 뜻의 가평으로 불렸습니다.

 

오래된 보금자리

6·25전쟁 때 마장리에서 조상들의 오래된 집터가 발견됐습니다. 진지를 구축하던 미군에 의해서였습니다. 초기 철기시대의 집터 유적으로, 이곳에서는 사철을 녹여 선철을 생산한 흔적이 보입니다. 민무늬토기와 석기, 김해토기 등의 유물도 출토됐습니다. 신석기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 튼실한 뿌리를 내리고 살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3다 3청’의 고장

가평은 경기도 내에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에 전체 면적의 83%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기도의 최고봉인 화악산(1,468m)을 비롯하여 명지산과 석룡산·운악산 같은 높고 아름다운 산들이 일대를 빼곡하게 에워싸고 있는 데다 산과 하천까지 많아 예부터 ‘3다(산·물·잣) 3청(맑은 공기, 깨끗한 물, 넉넉한 인심)의 고장’으로 불렸습니다.

 

 


수도권의 녹색 보고, 가평

  [자라섬]

1943년에 청평댐이 만들어지면서 북한강에 생긴 섬입니다.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섬은 총 4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 내에 오토캠핑장과 식물원인 이화원 등이 있습니다. 가을에는 국제재즈페스티벌로 섬 전체가 들썩댑니다.

 

  [아침고요수목원]

1996년에 개장한 수목원으로 침엽수정원과 한국정원 등 20개의 주제정원을 갖췄고, 이 정원들을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잇습니다. 매년 겨울 열리는 별빛축제로도 유명합니다.

 

[청평호반]

1943년에 청평댐이 북한강을 막으면서 생긴 호수로, 수도권 제일의 호반으로 손꼽힙니다. 곳곳에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있고 번지점프장도 여러 곳 있습니다.

 

  [호명호수]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양수발전소의 인공저수지입니다. 4만 5,000평의 면적에 둘레 1.7km로 조성돼 있으며, 한때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는 호명산 정상에 조성돼 ‘남한의 백두산 천지’로 불립니다.

 

  [잣향기푸른숲]

본래 ‘가평 잣’을 생산하는 숲으로만 이용하다 잣도 수확하고 치유의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축령산과 서리산 사이에 자리한 국내 유일의 잣나무 수목원으로, 153㏊(140만㎡) 면적에 수령 80년 이상 된 잣나무 5만여 그루가 빼곡하게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