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회 정례회 개회사
“초심으로 돌아가 경기행복시대의 주춧돌을 놓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남경필 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따뜻하고 희망찬 경기행복시대를 열어 가는 경기도의회 의장 정기열입니다.
오늘 정례회를 시작하면서 도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민생 현장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부터 표현합니다. 오랜 가뭄, 때 이른 더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단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난 5월 말까지 경기도 강수량이 137.2mm로 평년의 54%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 부족으로 농업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도민의 민생 현장이 참으로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AI가 휩쓸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파주에 AI가 들이닥쳐 농가를 중심으로 또 한 번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기도의회 역시 도의원과 모든 사람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여기고 하루빨리 가뭄을 극복하고 AI를 종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1,300만 경기도민 여러분!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며 6·10 민주항쟁으로 이 땅에 민주주의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된 매우 의미 있는 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애국의 정의를 전쟁에서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분들뿐만 아니라 나라 안팎에서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든 모든 국민의 희생과 헌신으로 확대했습니다.
또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경제민주주의의 새로운 기준도 세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1960년대에 한 외신기자는 우리나라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성공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려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이번 촛불혁명으로 이어 가면서 수평적 정권교체로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 꽃은 우리 국민이 함께했던 애국의 역사요, 민주주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는 우리 국민, 경기도민 한 분 한 분의 용기와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1,300만 경기도민 여러분!
지금까지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면 이제는 성숙하고 안정된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길의 이정표가 바로 지방자치와 분권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습니다. 지난 며칠 도민의 행복을 고민하는 의회 대표단이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찾아가 현장을 체험하며 배우고 왔습니다. 스위스는 인구 800만 명에 26개 주 3,000여 개의 시·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방정부 주축으로 연방정부가 구성되었습니다.
스페인은 17개 자치지역정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에 특히 카탈루냐주는 오는 10월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할 만큼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확립된 지역입니다.
일드프랑스는 우리 경기도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프랑스의 경제·산업·문화의 허브 지역으로 대한민국에서 경기도의 위상과 유사합니다. 왕정국가의 전통 속에서 강력한 중앙집권국가였던 프랑스가 매우 열정적으로 분권에 성공한 사례도 신선했습니다.
1982년 지방분권화에 앞선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가 성공하기 위해 집권의 힘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분권화가 필요하다며 우파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권을 강행했습니다. 2003년 개헌을 통해 헌법에 지방분권의 기본적 가치를 담았고, 이후 분권화의 진화는 놀라웠습니다.
2014년의 개헌은 일드프랑스와 같은 광역지방정부가 스스로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자율성을 확보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프랑스 대통령으로 만 39세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정당의석이 한 석도 없이 당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프랑스 총선에서도 마크롱의 신당과 민주운동당연합이 전체 577석 중 44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체 하원의석의 77%에 달하는 의석수 입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지금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유럽의 분권형 국가 성공사례를 직접 경험하면서 그동안의 자치의 확대와 분권의 확립에 앞장섰던 경기도의회의 사명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광역의회의 맏형으로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헌법에 자치분권국가임을 명시하는 분권형 개헌의 공론화에 앞장섰으며 대통령 후보들이 지방분권 개헌을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새정부가 자치분권강화에 앞장서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때 지방분권 개헌을 공약한 만큼 앞으로 정치적 변화는 물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와 분권을 헌법 개정에 담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향후 헌법 개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남경필 지사님께 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도의회는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간접 고용의 직접 고용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 2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경기도가 정원 증원에 따른 예산 부담이 크다며 난색을 표현하면서 MOU 체결이 무산된 바 있다는 것을 한 언론 보도를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한 달여 후 열릴 공공기관 간접고용자 고용개선추진협의회에서 5월까지 도 산하 공공기관에 근무 중인 비정규직 직원의 고용형태, 임금실태, 근로조건 등을 전수조사하겠다고 추진협의회는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또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수조사 협조 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문재인정부의 방침이 나오지 않은 것을 핑계로 해서 MOU 체결을 연기한 사실 또한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MOU 체결이 전혀 진척없이 지금에 와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처음부터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 공직자들이 우리 경기도의회를 우롱한 처사라고, 저는 그렇게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체육회는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서 인건비 절감과 고용의 질을 개선했습니다. 공공기관이 얘기했다고 하는 인건비 증감에 대한 부담은 현재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체육회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건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께서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 가장 처우가 열악한 간접고용근로자들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하실지 대책을 마련해서 도민 앞에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제320회 정례회는 2016 회계연도 결산안 심의와 예비비 승인 그리고 조례안 안건 심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특히 결산심의는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 심의와 연계되는 만큼 견제와 균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서 더욱 세심하게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의장이 된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경기행복시대의 주춧돌을 놓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의원님 여러분!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