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서 의회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겠습니다

|제322회 임시회 개회사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남경필 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따뜻하고 희망찬 경기행복시대를 열어 가는 경기도의회 의장 정기열입니다.

1910년 8월 29일 오늘은 한일병합조약이 발표된 가슴 아픈 날입니다. 나라를 잃은 치욕적인 날 경술국치일에 우리 경기도의회는 태극기 조기를 게양했습니다. 광복회의 뜻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조례로 제정한 것입니다. 어제는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망국의 뼈아픈 역사를 다시금 가슴에 새기며 조국 독립에 앞장섰던 선열의 피와 눈물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며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 말씀 덕분에 1,300만 경기도민의 마음도 든든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속에서도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워 냉엄하기만 합니다. 때마침 지난주에 국가 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을지연습이 있었습니다. 연습이지만 실전처럼 임해 준 공직자 여러분과 민방위 훈련에 참여해 준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경기도의회 9대 후반기의 중요한 시대적 가치 중 하나가 바로 평화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지방정부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화의 기반을 만드는 또 하나의 시대적 소명은 바로 자치와 분권입니다.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정부들이 한목소리를 낸 결과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에 버금가는 분권형 개헌을 약속했으며, 새 정부 출범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실현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연방제 수준의 분권형 개헌은 통일 이후 한반도 질서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공론입니다. 분단 접경 지역인 경기도는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자치와 분권의 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8월 17일 헌법개정 지방분권위원회를 발족했으며 지난 3개월여 지방분권 자치권 개선 TF팀을 운영해 3대 핵심과제를 수립했습니다. 첫째 지방자치 기반 구축을 위한 지방분권 강화, 둘째 지방자치단체 조직과 인력 운영의 자율성 확대,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 제고입니다. 이에 따른 24개 전략과제도 도출했습니다. 앞으로 지방정부에 실질적인 권한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민의 입장에서 중앙정부에 제안하고 지원하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오늘날 분권과 함께 떠오르는 화두가 복지입니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의 늪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매우 가혹한 경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 정권의 의료 민영화 정책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때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은 국가의 가장 기본 책임인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킨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지지합니다. 건강이 행복이며 따뜻하고 희망찬 경기행복시대를 앞당기는 척도 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회는 새 정부의 정책 발표에 앞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도했습니다. 지난 7월 18일 경기도 산하 4개 기관과 공공기관 간접고용근로자 고용 개선 정책협약을 체결하여 모두 82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공 부문에서부터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경기도의회의 정책협약이 전국 공공기관의 고용 개선에 도화선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늘 제322회 임시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추경안이 제출됐습니다. 안건 중에는 도내에 실내체육관을 만드는 계획도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학교에서 체육활동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긴밀하게 협의해서 건립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우선 도내 36개의 체육관 건립을 위해 765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이렇듯 시대 상황을 반영하면서 지방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지지하며 1,300만 도민의 마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자치와 분권의 참모습이 담긴 사례로서 전국 지방정부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봅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자치와 분권의 다른 이름은 바로 민생이며 현장 중시입니다. 도민의 삶을 외면한 정치는 결코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도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할 수 없습니다. 경기도의회가 올해 상반기에 접수한 208건의 민원을 보면 교육과 관련된 사항이 3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주거와 도시 인프라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신도시를 개발 중인 남양주, 화성, 용인 순으로 민원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민원에는 행정의 답이 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민원을 선제적 행정 서비스로 전환한다면 도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고 지방정부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경기도가 대한민국 지방정부의 희망이 되도록 더욱 적극적인 행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1,300만 경기도민 여러분! 오는 9월 3일은 경기도의회 개원 61주년을 맞는 뜻깊은 날입니다. 사람의 나이로 환갑, 환갑은 육십갑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다시 원점에 서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의회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겠습니다.

진정한 지방정부시대가 열릴 내년을 준비하며 1,300만 경기도민의 행복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경기도민 여러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뜨거운 응원을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