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동두천중앙시장 & 큰시장 5일장

동두천중앙시장은 약 50년의 역사를 가진 동두천 지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이다. 현대식 시설로 정비해 깔끔한 동두천중앙시장과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동두천큰시장은 동두천 시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이 꼭 찾고 싶은 명소로도 자리 잡았다. 연일 이어지던 폭염이 물러가고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9월에 찾은 시장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활기가 넘친다.
9월의 한낮, 아직까지 무더운 날씨 탓인지, 평일 이른 오후여서인지 시장 통로는 한산하다. 넓은 통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들. 매대 위에는 갖가지 제품들과 식품, 맛깔난 먹거리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동행한 경기도의회 홍석우 의원(새누리당, 동두천1)과 박형덕 의원(새누리당, 동두천2)의 얼굴에는 청량한 느낌이 감돈다. 마치 ‘동두천중앙시장의 홍보대사’인 듯 고장의 재래시장을 알리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두 의원이 선두로 나서며 본격적인 시장 탐방이 시작됐다.
홍 의원과 박 의원은 시장에서 만나는 상인들과 격의 없이 인사를 하고 악수도 나눈다. 상인들은 두 의원을 잘 아는 듯 반갑게 맞아준다. 간혹 시원한 음료수도 권하며 “우리 시장, 우리 가게 장사 잘 되게 해주세요!”라는 메시지도 날아든다. 고개를 끄덕이는 두 의원의 표정이 자못 비장해 보인다.
오랜 세월 부여잡은 삶의 애착과 열정이 물씬
동두천중앙시장은 길이 330m의 비 가림 시설이 설치돼 있어 쾌적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 안으로 떡집, 식료품점, 그릇상회, 포목점, 의류점, 신발가게 등이 즐비하다.
‘중앙신발’이라고 쓰인 제법 큰 매장에 의원들이 들어섰다. 박 의원은 가게 주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근황을 물었다. “선거 때면 꼭 이곳에서 신발을 샀고 매번 당선이 됐습니다. 마침내 세 번째 당선으로까지 이어졌고, 주변 정치 신인들에게 이곳에서 신발을 사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포목집에서 만난 상인은 “이 자리에서만 35년간 포목집을 하고 있는데 1994년과 2011년에 큰불이 나서 건물이 다 타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말했다. 두 의원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상인의 얼굴에서 오랜 세월 동안 부여잡은 삶의 애착과 열정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단순히 장 보는 곳이 아닐 터. 상인들의 애환은 물론 그들과 함께 해온 소비자들의 추억까지 뿌리박힌 삶의 터전인 셈이다.
경기 불황에 맞서 꾸준한 변화 시도해야
동두천 최대 규모의 시장이지만 장사는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경기 불황이 주요 원인으로, 재래시장이 침체기를 겪은 것이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홍 의원은 “시장이 현대식으로 단장을 해 놓았지만 경기 불황에다 최근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작은 규모의 상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마련함으로써 재래시장이 살아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 또한 “정부와 경기도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손님이 찾지 않으면 시장은 썰렁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지금은 원-스톱 쇼핑이 시스템화된 만큼 시장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 안에서는 주부 수다카페, 수유시설, 어린이 놀이방, 무인 민원발급기, 컴퓨터 등을 갖춘 고객사랑방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또 동두천중앙시장상인회는 경품행사, 한마음 축제 등 때마다 행사 및 축제를 열어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장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 동두천큰시장 5일장
동두천중앙시장을 나와 대로변 인도를 따라가면 얼마 안가 또 하나의 시장인, 동두천큰시장을 만나게 된다. 동두천큰시장은 중앙시장, 제일시장과 함께 동두천시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소재지는 생연동 812-6번지다.
이곳은 인근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식품을 물물교환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주로 농·축산물의 도·소매 거래가 이뤄지며 매월 5·10·15·25·30일에 전통 5일장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제법 규모가 커서 동두천 시민들뿐 아니라 외지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마침 이날은 5일장이 열리는 날. 사람들이 북적대며 활기가 넘쳤다. 홍 의원은 앞장서 걸으며 만나는 상인들마다 인사하기 바쁘다. 익숙한 듯, 한 떡집에 들어가 시원한 식혜도 마시고 먹음직스러운 송편을 사기도 했다. 떡집 주인은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특히 장사가 잘 된다고 말한다.
어디든 사람들이 모여야 활기가 돌고 시장 또한 활성화된다. 이곳 5일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이웃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맛보는 곳이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장날의 효과’도 여기에 있다.
쇼핑과 함께 휴식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곳, 그래서 언제 찾아도 즐겁고 행복한 곳, 바로 이것이 ‘시장’의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