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특성 살릴 정책 마련 필요

경기도 길 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이수진
새로운 관광 트렌드, 길
2007년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최근 도보여행, 자전거 여행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길’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웰빙, 웰니스 등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관광 콘텐츠로서의 ‘길’은 선형(線形) 관광자원으로 일컬어지며, 그 유형으로는 걷기여행길(도보길), 자전거길, 물길(카누·카약), 승마길 등이 있다. 이러한 길(선형) 관광자원은 관광객의 이동성을 중심으로 자원간 네트워크가 핵심이 된다는 점에서 기존 점형(點形) 관광자원과 차이를 지닌다. 과거의 대규모 관광 단지 조성 등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 필연적으로 환경의 파괴를 수반하는 것에 반해 길(선형) 관광은 기존에 조성되어 있던 자연환경과 문화 역사 자원을 연계·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생태 관광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연, 역사, 문화 등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다양하고 특징적인 자원들을 지역 주민이 참여하여 제공·관리할 경우, 높은 비용의 투자 없이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나아가, 지역주민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 또한 고취시킬 수 있다.
시장행동은 법만으로 바꿀 수 없어
현재 길 조성 사업은 각 중앙부처와 광역 및 기초 지자체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걷기여행길과 자전거길 활성화를 위해 길 선정 및 지원사업(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조성, 꼭 가 봐야 할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 선정 등), 관광정보 종합 플랫폼 구축사업 (두루누비), 지자체 도보관광 홈페이지 운영, (경기예길) 통합브랜드 운영, 국토종주인증제, 지자체 조례 제정 등을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60길 188코스 약 1,800km (2017년 6워 1일 기준)의 걷기 여행길(도보길)이 조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길(국토종주 자전거길, 명품 자전거길 등), 물길(카누·카약), 승마길(말산업 특구) 등 다양한 유형의 길 관광자원이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길 조성사업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용자 안전, 지역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되는 길 조성사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스 중간 중간에 기존 자동차 도로를 그대로 (함께) 활용하고 있는 걷기여행길·자전거길이 다수 존재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이용자들이 추돌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제주도 올레길 여성 피살 사건, 서울 수락산·의정부 사패산 살인 사건 등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사고(치한 등)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제대로 된 사후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CCTV, 안심 비상벨 설치 등의 탐방객 안전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도내에 기 조성된 길(선형) 관광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함께 향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해외의 길(선형) 관광지들은 도보, 자전거, 승마 등 모든 종류의 길 연계 관광코스와 관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길 관광자원 인접 지역 간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자원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뚜렷한 길의 테마(예를 들어, 동화·이야기, 신앙·순례 등)를 이용하여 선형관광 코스를 조성하고 있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심신의 힐링 제공 등을 통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관광 네트워크 구축, 안전 확보 등 중요
경기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이라는 독특성, 차별성은 물론 다채로운 인문·자연환경을 지닌 구간별 테마와 이야기, 풍부한 생태, 역사, 안보 및 문화 관광자원과 특산물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통일·안보 관광자원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국내·외 관광객에 지속적으로 크게 어필하며 장기적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아고 여겨진다. 다만, 아직까지는 (코스에 따라) 강력한 관광 매력물의 부재,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중 교통의 접근성, 미약한 인지도 등은 다양한 정책 수립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길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 서비스 연계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기 조성된 길 자원과 경기도 내 주요 관광자원 (관광지)을 연결하는 선형 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도내 교통 접근성을 고려한 관문 도시를 선정하고, 도보여행과 자전거 여행의 허브도시 (가칭 ‘트레일 타운’)로 지정·육성하면서 자전거 및 기타 장비 대여, 택배, 보관, 정비 등의 편의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거점 허브지역에서 코스 혹은 숙박시설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 등의 교통수단도 연계하여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기 조성되어 있는 길의 안전 확보 대책 수립과 시행을 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모든 안전을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주민, 지역(산악)단체 등과의 협력이 요구된다. 민관 협력은 아름다운 걷기여행길, 자전 거길 코스 발굴에서부터 조성 이후의 안전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안전대책과 함께 내·외국인 방문객, 종목별·지역별 이 용객,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의 모니터링을 통한 지속 성 확보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본 기고문은 ‘길에 관광을 입히다. 선(線)형 관광(경기연구원, 2017)’의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