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시대,
경기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한반도 평화협력시대 경기도의 역할과 위상
한반도에 남북평화협력시대의 도래가 기대되고 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한반도를 휘감았던 전운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평화와 협력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남북평화협력시대를 맞아 서울과 평양을 잇는 전략적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경기도의 역할과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해봤다.
글 김동성(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기도는 남북평화협력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우선 남북교류와 협력의 전진기지 역할 수행을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남북평화협력시대 준비 및 경기북부 발전을 도정의 중심으로 재설정하고 남북교류의 재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섬과 동시에 포괄적·전면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의 남북교류협력 파트너쉽 구축을 기반으로 접경지역에서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접경지역 남북 공동 방역, 임진강 수계의 공동 관리, 한강 하구의 남북 공동 개발, 비무장지대의 보존과 활용, 접경지역 남북 연계 관광 등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접경지역 남북협력사업들이다.
아울러 경기도는 북한 내 ‘옛 경기도’ 지역을 대상으로 종합개발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남북교류 협력의 유형 또한 기존의 남에서 북으로의 물적·인적 교류는 물론 북에서 남으로의 물적·인적 교류도 상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남북교류협력의 원활한 수행과 전개를 명분 삼아 경기북부의 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과 조치들을 관철시키고 얻어내야 한다.
접경지역 및 경기북부 일대에 대한 각종 규제를 폐지·개선·조정하고 경기북부에 도로·철도·산단 등의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경기북부의 투자 환경 조성과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시대의 중핵지대를 지향해야 한다. 경기도가 통일 한반도에서 중심 위상을 되찾아 한반도 통일국가의 번영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남북평화협력시대의 개막과 한반도 통일시대로의 진입이 경기북부의 발전과 번영을 자동적으로 보장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기북부가 외면 받고 잊힐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물론, 남북관계의 초기 개선 국면에서는 경기북부나 강원북부 등의 접경지역이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돼 남북교류협력의 현장과 영역이 북한 전역에 넓게 퍼지고 확대되면 접경지역에 쏟아졌던 주목과 관심은 약화될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사라질 수도 있다. 즉, 남북평화 협력시대의 본격 진입과 한반도 통일시대의 도래는 경기북부의 발전과 번영에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경기도는 위기의 소지를 없애고 기회의 가능성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도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의 목표는 남북평화협력시대와 한반도 통일시대에 경기도와 경기북부가 중핵의 위상과 역할을 확보하고 담당하는 것이다.
우선 경기도는 통일경제특구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어 남측 통일경제특구와 북측 개성공단과의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두 공단을 통합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주도하고 관리하는 ‘한반도 국제협력지대’를 창설해야 한다. 한반도 국제협력지대는 양대 공단의 통합지구를 중심으로 해 강화·김포·파주·연천·개성 및 개풍반도를 잇는 구역을 핵심거점으로 설정하고 남북평화협력시대를 이끄는 접경지역 남북경제협력체로 기능해야 한다.
남북평화협력시대에 이어 한반도 통일시대가 도래하면 한반도 국제협력지대는 한반도 중서부까지 확장하게 된다. 이때 경기도와 경기북부가 통일 한반도의 번영을 이끄는 한반도최대·최고의 복합산업지대로서 그 중심에 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