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팔자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오복(五福)을 모두 누려 본 사람을 가리켜 ‘곽자의 팔자’라고 합니다. 곽자의(郭子儀 697~781)는 중국 당나라 시대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고 그 공로로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졌습니다.
이어 공주 며느리를 얻고 ‘상부(尙父)’라는 칭호까지 받은 당나라 최대의 공신입니다. 그는 85세까지 살며 100명이 넘는 손주를 두는 등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병풍에 곽자의가 손자를 안고 있는 모습을 그려 넣고 바라보면서 그의 삶처럼 살기를 바랐습니다. 분양왕 곽자의의 팔자라는 뜻은 부귀와 공명을 한 몸에 지닌 ‘팔자 좋은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그의 생애를 소설화한 『곽분양전』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대만 주역(周易)의 대가(大家)로 이름난 남회근은 자신의 저서 「주역계사」에서 곽자의의 이 같은 복의 근원을 ‘온갖 수고를 다하면서도[勞] 과시하지 않는[謙]’, 즉 노겸(勞謙 큰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함)이라 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남의 권력에 기대어 살면서도 자신의 권세인양 높은 자리와 재산을 차지한 채 안하무인으로 세상을 얕보며 무법천지처럼 사는 것을 영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권력은 ‘화무십일홍’이라 했습니다. 천하의 곽자의도 몸을 낮추었기에 부귀공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곽자의의 처신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