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빼앗긴 들에 봄을 찾아 놓겠노라
-김포 독립운동기념관
경치가 아름다워 ‘김포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문수산 정상에 서면, 한적한 농촌 마을 비경이 일품인 강화와 김포를 두루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 산 아래로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이룬 염하강이 유유히 흐르는 것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독립항쟁의 불꽃은 한적한 이곳 농촌 마을에도 찾아들었습니다. 3·1운동이 발발하자 서울에서 피어오른 봉화는 문수산을 중심으로 번져가 마을별로 만세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김포 지역의 만세운동을 처음 주도한 사람은 이화학당 학생이었던 이경덕이었습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독립선언서를 몰래 배포하면서 3월 22일 월곶면 군하장터에 장을 보러 나온 군중 300~400명을 이끌고 만세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 지역의 만세운동은 같은 날 감단면 마전리, 3월 23일 양동면 양화리와 오라니장터, 3월 24일 신곡리와 김포군 읍내, 3월 26일 감정리, 3월 27일 7,000명 횃불 시위, 28일 함반산, 29일 갈산리에 이르기까지 계속돼 8일 간 15차례에 걸쳐 1만 5,0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곳이 더욱 주목을 받았던 까닭은 경서지방의 대표적 장터 였던 양촌면 오라니장과 월곶면 군하리 장터에서 3·1만세운동이 조직적·지속적으로 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김포에 독립운동기념관이 생긴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셈입니다.
김포시 양촌읍에 자리 잡고 있는 김포독립운동 기념관은 기획전시실과 사료열람실·영상실·로비·상설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곳곳에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한 다양한 그림과 조형물들이 함께합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역사 속으로,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영상입니다. 영상을 보고 난 뒤에는 ‘독립의 메아리, 역사를 기억하다’ ‘3·1운동 전개 과정’ ‘김포 지역 항일의병 주요 활동’ ‘독립의 함성’ ‘김포 역사의 중심에 서다’ ‘독립을 향한 열망’ ‘역사를 되새기다’ 등의 주제로 이어지는 전시를 만나면서 김포 지역을 둘러싼 항일운동의 면면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오라니 장터의 만세운동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 사람들이 유독 오래도록 머무릅니다. 그날의 외침, 그날의 절규가 아니고서야 어찌 지금 우리가 누리는 현재가 있을까요. 역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