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길 위에 남은 바다의 흔적 – 화성 우음도 둘레길

[Part 3.] 길 위에 남은 바다의 흔적
화성 우음도 둘레길

안산을 관통하는 평택시흥고속도로를 따라 달립니다. 남안산IC를 지나 얼마 가다 보면 시흥대교를 지나고 이내 도로 양쪽으로 멋진 갈대밭이 드넓게 펼쳐집니다. 이곳이 경기도 화성에 숨어 있는 여행지 ‘우음도’입니다. 포도로 유명한 송산면 안쪽으로 길을 따라 한참을 더 흘러 들어가야 우음도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이곳은 섬이 아닐까 싶지만 1994년 시화 방조제 건설로 이제는 육지가 돼 버린 땅입니다. 그 땅이 이제는 입소문으로 이름이 난 여행지가 됐습니다.

우음도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합니다. 섬의 생김새가 소 두 마리가 등을 맞대고 누워 있는 모양이기 때문이라는 설과 바람이 불 때 소의 울음소리가 난다는 설 등이 전합니다. 세간에 이 땅이 특별해진 것은 곳곳에 태고의 자취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룡알 둥지 화석 30여 점과 함께 200여 개의 알 화석이 이곳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화성 우음도를 찾는 이는 공룡알 화석지와 전망대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 다. 그러나 우음도를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전망대 아래로 난 둘레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게 좋습니다.

이곳은 사람의 손길이 많이 묻지 않았습니다. 한때는 바닷물이 들락거렸을 갯벌이 단단하게 굳어 걷기에 더없이 훌륭한 길이 됐습니다. 군데군데 하얗게 올라온 소금기만이 한때 이곳이 바다였음을 보여줍니다. 우음도의 둘레길은 자꾸만 사방을 둘러보며 걷게 합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가 사방에서 시선을 끕니다. 청명한 하늘은 파란 순수함으로, 길가의 갈대밭은 가을빛 눈부심으로, 발아래에서는 살아 있는 생명의 흔적으 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전망대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몇 번인가 고라니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어디로 간 걸까 요? 인기척에 놀란 꿩은 수시로 눈앞에서 날아다닙니다. 길 위에서 펼쳐지는 모든 풍광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이 길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시화환경학교에서 진행하는 에코 트레킹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입니다. 우음도 일대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이 추진 되고 있을 만큼 독특한 지형적 특징을 보여 줍니다. 둘레길 곳곳에서 만나는 바위마다 특이한 문양과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상시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홈페이지(www.hsecotour.co.kr)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우음도 둘레길은 그 길이가 1.65㎞ 정도로 짧은 편 입니다. 트레킹 시간도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우음도의 매력을 더 보고 싶다면 공룡알 화석산지로 자리를 옮겨서 풀어도 좋을 듯합니다.

공룡알 화석산지 박물관 맞은편 입구로 들어가면 너른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이곳 역시 2㎞ 정도 구간인데, 둘레길에서 못 다 누린 갈대밭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좋습니 다. 길 끝에서는 보존 상태가 뛰어난 공룡알 화석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드라이브 삼아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면 화성 우음도는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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