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8일 중국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코로나19. 결국 우리도 피해 갈 수 없었고, 전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할 어려운 과제가 되고 말았다. 지난 1월 19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 1만여 명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남긴 교훈’을 언급하기에 다소 이른 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31일 출범한 경기도의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경험한 일련의 과정에서 얻은 몇 가지 교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우리가 지난 역사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역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과 교훈을 얻기 위함’이다. 즉 지난 과거의 사실을 통해 현재를 이해함으로써 당면한 문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대처하자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전망과 준비도 가능하다.
많은 예언가는 물론 의학자들까지 ‘바이러스에 의한 지구 종말론’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각종 전염병으로 고통받았던 역사를 경험했고, 현대에는 사스와 메르스를 거쳐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까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국가 재난 상황으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 24시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어서도 안 된다. 여기서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흔히들 “우리 국민은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능력이 있고, 위기에 강하다”라고 말한다. 지난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현재의 위기도 국민 스스로가 자기관리를 통해 재난을 극복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마스크 파동’ 등 정부의 초동 대처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언론과 정치 지도자들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방안 및 방역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의료진의 수고와 기업들의 협력에 더하여 국민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에 힘입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떠한가? 내 탓 네 탓 공방에만 여념이 없다.
여기에 일부 언론은 온갖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국민을 불안의 도가니로 빠뜨리고 있다.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은 평온한 일상을 꿈꾸지만 정치권은 승리를 꿈꾼다’는 말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유·불리를 따질 수는 있겠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또한 재난보도준칙에 따르면 ‘자극적이거나 공포심,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를 삼가도록 하고 있지만 현재 언론에는 ‘초비상’ ‘휘청’ ‘유령도시’ ‘슈퍼전파자’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난무한다. 신천지 교주의 기자회견 당시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의 진위를 다루는 기사가 142건이나 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에서 배우고 교훈 삼아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한다’는 글머리의 언급처럼 우리는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또 다른 바이러스가 몰고 올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를 넘어, 진보·보수를 넘어 성숙된 국민의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을 정치권과 언론이 정확하게 배워야 할 것이다.
안식년을 맞은 60세 간호사가 대구의 부름에 호응해 한걸음에 달려갔다. 힘들어도 꾹 참고 있던 한 간호사는 국민들의 응원에 울컥했다. 그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이를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