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트렌드 키워드

금지할수록 호기심을 유발하는
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


해변마을이 찍힌 평범한 사진 한 장이 5,000만 달러(약 565억 원)의 소송에 휘말리며 큰 이슈로 떠오른다. 지난 2003년 캘리포니아 해변의 침식현상을 기록하기 위해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촬영한 사진에 한때 할리우드를 호령한 대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저택이 찍혔던 것. 사생활의 노출을 꺼리던 바브라는 자신의 저택이 담긴 사진을 인터넷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5,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대스타의 엄청난 소송사건을 미디어는 대서특필했으며, 사람들은 ‘도대체 바브라의 집이 어떻길래’라는 호기심으로 너도나도 사진을 검색하게 된다. 그동안 고작 6건에 불과하던 조회수는 소송으로 인해 하루에만 무려 40만 건을 넘기며 큰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소송이 기각되고 사건이 잊히게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 또한 급격히 시들해졌다. 이렇듯 하지 말라는 것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대중의 심리와 욕망을 ‘스트라이샌드 효과’라고 한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마케팅에 많이 활용된다.

미디어가 편견을 조장한다?
필터버블 (Filter bubble)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가 방대해지면서 사람들은 의외의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드넓은 정보의 바다에서 소비자들은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콕 집어 얻을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를 간파한 야후와 라이코스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는 1990년대부터 검색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그룹별로 나누어 알고리즘에 따른 검색 결과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오늘날 포털 서비스는 물론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를 비롯해 뉴스나 엔터테인먼트와 광고에까지 사용자의 성향에 따른 필터링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성향을 이미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가둘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미국의 시민운동가 일라이 파리저(Eli Pariser)는 다양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내지 않고 필터링된 정보만을 수용해 그릇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야기하는 현상을 ‘필터버블’이라 정의했다. 장기적인 언택트로 미디어의 수용이 예전보다 많아진 요즘, 필터버블은 정치대립·세대갈등·종교편향 등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세상을 전염시키는 가짜 정보들
인포데믹 (Infodemic)


공중보건 전문가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는 2003년 당시 유행하던 사스가 사실은 두 개의 전염병을 지녔다고 말했다. 신체를 전염시키는 증상뿐 아니라 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SNS와 각 미디어는 물론 심지어 뉴스에까지 전파돼 악영향을 미치는 ‘인포데믹’의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다. 검증되지 않는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인포데믹은 사회문화와 정치·안보에 부정적 영향이 끼치고 전염병 자체보다 훨씬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한다.
사스가 발생했을 때 부풀려진 전염성 때문에 아시아 경제가 급격한 추락을 맞았으며, 미국 9·11테러 당시 잘못된 정보로 경제위기와 금융시장 혼란을 빚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류독감이 달걀로도 전염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양계농가가 큰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백신을 맞으면 치매에 걸린다거나 마이크로칩을 주사해 사람들을 조종한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떠돌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월 인포데믹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국 질병관리청과 검증된 정보만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