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경기 한바퀴

흔한 것이 주는 위로 신기하고 재미난 별별 박물관 여행

흔하지만 돌아보면 역사가 될 만한 물건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 있다. 어린 시절 즐겨 보던 만화,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는 화장실이다. 만화, 휴대폰, 화장실 박물관이라고 하면 웃기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천히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면 사소한 것들이 모여 역사가 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하여 특별할 것 없다고 느꼈던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된다.

오늘도 세 번이나 다녀온 화장실 ‘해우재’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의 별명은 똥‘ 박물관’이다. 해우재를 가기 위해 인터넷으로 관람 예약을 해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약은 당일 오후 4시 전까지 가능하다. 2010년 10월 개관한 이 박물관은 외관부터 심상치 않다. 변기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 건물 주변으로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중간 중간 화장실과 관련된 조형물이 서 있다. 똥을 누는곰 동상, 변기 모양의 화분들, 거대한 똥 조형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곳이 화장실에 관한 박물관이라는걸 단번에 알 수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 피식 웃음이 났다.
공원을 지나 박물관에 들어가면 1층에는 화장실의 역사와 세계 여러 나라의 화장실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요강과 변기, 현대식 화장실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화장실 문화에 관한 전시도 볼 수 있다. 2층은 기획전시실로 똥에 관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똥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아이들은 2층에 오래 머문다. 아이들은 모형 똥을 보며 한참을 웃는다. 아이의 웃음소리에 같이 한바탕 웃고 나서 박물관을 나섰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오가는 화장실이 다르게 보인다. 아이에게는 웃기고 재밌는 공간이고, 어른에게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공간. 매일 가는 화장실이 왠지 특별해 보이기 시작한다.

 

주 소 수원시 장안로458번길 9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무)
문 의 031-271-9777

어른들이 더 신나는 전시관 ‘여주시립 폰박물관’

폰박물관을 직접 다녀오기 전에 약간의 편견이 있었다. 아기자기한 기계를 보며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박물관을 둘러본 뒤에는 완전히 편견이 깨졌다. 박물관에는 아이와 함께 온 사람이 많이 보였다. 아이에게 휴대폰을 설명하는 어른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특히 삼사십 대 관람객들은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초창기 휴대폰 모델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세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역사관, 주제관, 가족관 등 세 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사관에는 전화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제관에는 주제별로 휴대폰을 전시해 놓았는데, 이곳에서 사람들은 추억 여행을 한다. ‘연아의 햅틱’이라는 문구 하나를 바라보며 잠시 추억에 잠긴다. 휴대폰 뿐만 아니라, 당시 나왔던 광고 등을 영상으로 전시한다. 세기말 감성이 가득 담긴 애니콜 광고와 모토로라 광고.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휴대폰에 관한 경험을 나누는 사람들. 그렇다, 폰박물관은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다.

 

주 소 여주군 여주읍 강변유원지길 105
운영시간 09:00 ~ 18:00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문 의 031-887-3548

삶을 위로하는 만화의 힘 ‘부천만화박물관’

부천만화박물관을 돌아보며 눈에 띈 문구가 있다. 유명 성우 성완경 씨의 문장이다. “만화는 삶을 따라간다. 사람이 심오하다가 하면 만화도 심오한 것이다. 삶이 가볍다고 하면 만화도 가벼운 것이다.” 만화는 보는 사람의 삶이 어떤지에 따라 함께 변화한다. 우리가 만화를 보며 공감하고 위로받는 이유일 테다. 부천만화박물관에는 오래전 잡지에 기고하던 최초의 만화에서부터 웹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만화 역사가 담겨 있다.
부천만화박물관 1, 2층은 입장권 없이도 관람할 수 있다. 만화도서관과 기획전시를 하고 있어 만화에 대해 살짝 맛보기 좋다. 하지만 제대로 체험하려면 3, 4층의 전시관을 꼭 둘러보기를 바란다. 3층에는 만화의 역사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다. 만화책 원본, 만화가가 사용하던 펜, 만화영화 포스터 등을 통해 만화에 관해 한층 더 깊은 이해를 돕는다. 4층은 웹툰과 체험전시가 주를 이룬다. 야구공을 직접 스크린에 던져 보는 체험관과 만화가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체험관에서는 아이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만화는 아이들에게 가볍고 즐거운 놀이이자, 쉼이다. 그 속에 담긴 삶과 일상은 자라면서 천천히 곱씹을 테다. 그리고 그 기억이 삶이 고되다고 느끼는 어느 날 문득 위로가 되어 찾아올 테다. 그것이 만화의 힘 아닐까.

 

주 소 부천시 길주로 1
운영시간 10:00 ~ 18:00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무)
문 의 032-310-3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