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도

한탄강이 빚은 절경

강호(江湖)의 병()을 달래다

포천시와 연천군을 지나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한탄강 유역은 약 50~10만 년 전 화산 활동과 강의 침식작용으로 빚은 이국적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세차게 굽이치는 계곡물과 가파른 수직 절벽, 거세게 떨어지는 폭포가 그려낸 모습은 자연을 사모해 온 뭇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한탄강이 빚어낸 절경을 소개한다.

글 정명곤

 


# 연천 재인폭포

연천 재인폭포는 다른 폭포와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협곡이 생기며 조성됐다. 북쪽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하천의 물이 18m 높이의 현무암 절벽 아래로 쏟아지는 장관을 이룬다. 연천 재인폭포에선 수직 돌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하천 침식으로 벽면에 발달하는 하식동굴, 폭포 아래 원통형의 깊은 구멍인 포트홀, 용암이 식기 전 용암 내부에 있던 가스가 빠져나간 통로인 가스 튜브 등 다양한 현무암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재인폭포 주변은 청정 지역으로 천연기념물인 1급수 어종 어름치와 멸종위기종 분홍장구채 등의 서식지가 발견됐다.

한편,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적인 지질 명소인 연천 재인폭포는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023~2024 한국관광 100’에 선정된 바 있다.

주소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산21

 

연천 재인폭포 설화

옛날 어느 원님이 이 마을에 사는 재인(才人)의 아내를 보고 아름다움을 탐했다. 원님은 이 폭포 절벽에서 재인에게 줄타기를 시킨 뒤 줄을 끊어 죽이고는 그의 아내를 뺏으려 했다. 절개가 굳은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거짓으로 수청을 들다가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했다. 훗날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을 재인의 아내가 원님의 코를 물었다고 해 ‘코문리’라고 불렀고, 차츰 어휘가 변해 ‘고문리(古文里)’라고 부르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폭포 위에는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용소(龍沼)가 있다.

 

 

연천 재인폭포

한탄강

 

포천아트밸리

 

경기도 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총 26개소 중 19개소(포천 10곳, 연천 9곳)가 경기도 내에 위치한다. 포천에는 ▲대교천 현무암 협곡 ▲옹장굴 ▲화적연 ▲지장산 응회암 ▲교동가마소 ▲멍우리협곡 ▲구라이골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백운계곡과 단층 ▲아트밸리와 포천석가 있는데 이 중 비둘기낭 폭포, 화적연, 포천 아트밸리가 널리 알려져있다. 연천에는 재인폭포를 비롯해 ▲동막골 응회암 ▲백의리층 ▲차탄천 주상절리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좌상바위 ▲전곡리유적 토층 ▲임진강 주상절리 ▲당포성이 있다.

 


# 포천 비둘기낭폭포

비둘기낭폭포는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주상절리로 둘러싸여 있으며, 주변은 담쟁이덩굴, 돌단풍, 이끼 등이 자라나 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에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비둘기낭폭포의 이름은 예전 흰색 비둘기 수백 마리가 새끼를 치며 서식했다고 해 만들어졌다. 현재 폭포에 비둘기는 서식하지 않는다. 한탄강 8경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지정돼 있다.

주소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415-2

 

포천 비둘기낭폭포

위험! 한탄강에 들어가지 마세요

 

한탄강은 물가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데다 물살이 센 여울목도 많다. 수심이 얕아도 물이 갑자기 소용돌이치는 곳이 있으며, 비가 오면 강물이 금방 불어난다. 수온마저 낮아 물놀이에 적합하지 않으며, 사망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