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의 절정 수목원 녹음이 들려주는 노래 숲길이 좋고 나무가 좋다

싱그러움의 절정 수목원
녹음이 들려주는 노래 숲길이 좋고 나무가 좋다

수목에 녹음의 싱그러움이 드리워지고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는 여름은 봄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계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휴가철 방문지를 선택하기 쉽지 않은 요즘, 당일치기 코스로 휴가를 보내기에도 숲이 제격이다.무더운 여름, 자연의 순수함과 소박함, 햇살을 가득 품은 초록의 향연을 누리며 자연 상태의 천연 영양제로 온몸을 듬뿍 채울 수 있는 경기도의 수목원을 소개한다.

도심 속 힐링 공간
오산 물향기수목원

지하철을 타고 수목원에 간다? 쉽게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지만 그게 가능한 곳이 경기도에 있다. 바로 1호선 오산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이다.
대학·아파트·상가 등이 인접한, 말 그대로 도심 한가운데서 맑은 물과 초록빛 식물을 벗 삼아 맘껏 힐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게다가 여타의 수목원과 달리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충분히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조성해 누구와도 편하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수목원 곳곳에 마련된 쉼터는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하다.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과 안식을 얻고 가라는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 물향기수목원은 34만㎡ 부지에 습지식물, 수생식물, 난대·양치식물 등 1,9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중에서도 절대 빼놓지 말고 반드시 둘러봐야 하는 명소는 100m 남짓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좁다란 길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한여름의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흠뻑 적시고도 남을 청량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넓은 면적에도 수목원 안에 매점 등 판매시설이 없으므로 긴 시간 머물 예정이라면 물이나 음료, 간단한 먹거리 등은 미리 챙겨가는 편이 좋다. 그리고 수목원 내 생태 보호를 위해 내부에 쓰레기통도 없으므로 들고 간 물건은 무엇이든 반드시 다시 가지고 나와야 한다.

동서양의 정원을 품은
파주 벽초지수목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시도하기 어려운 시기, 자연 속에서 힐링과 함께 외국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광을 누리고 싶다면 벽초지수목원이 제격이다.
수양버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연못 한쪽에 자리 잡은 정자에다 아치형 다리와 연꽃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모네의 ‘수련’을 연상케 해 ‘동양의 지베르니 정원’으로 불리는 동양정원, 그리고 ‘중세 유럽 명문가의 대저택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게 잘 가꿔진 나무가 만들어 내는 기하학적인 아름다움과 그리스 로마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석고상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서양정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다.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은 물론 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숲 놀이터와 모래밭이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시간을, 엄마·아빠에게는 바쁜 육아 속 잠시의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시원한 물놀이도 즐기는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 시원한 계곡과 울창한 숲을 거닐며 무더위를 잊고 싶다면 아침고요수목원도 있다.
20가지가 넘는 테마정원에 4,500여 종의 꽃과 나무, 직접 만지고 향을 맡을 수 있는 허브정원 등으로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만족스러운 곳이지만, 발을 담글 수 있는 얕은 계곡과 온몸을 담글 수 있는 두 갈래의 계곡이 있어 여름철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비록 튜브와 공을 동반하는 본격적인 물놀이를 즐길 수는 없지만, 잠시 몸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단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7월 말부터는 무궁화 전시회가 진행돼 다양한 모양과 색상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양주 장흥자생수목원

인공적으로 조성된 식물군락이 아니라 자연적인 푸르름을 느끼고 싶다면 장흥자생수목원이 딱이다. 장흥자생수목원은 개명산 형제봉 능선 23만여㎡에 기존 산림의 모양과 식생을 최대한 보존해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조용한 숲속을 울리는 시원한 물줄기가 가장 먼저 환영인사를 전한다. 특히 여름철에 찾으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잣나무숲을 배경으로 숲길을 따라 청색을 잔뜩 머금은 채 끝없이 만개한 산수국과 응달에서 채 만개하지 않고 구슬처럼 총총히 엮여 있는 산수국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뜨거운 여름 햇볕을 견디며 산속의 싱그러운 기를 듬뿍 머금고 곱게 피어나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야생화를 보는 기쁨은 덤이다.
이름 그대로 ‘자생’ 수목원이라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아 가벼운 산책보다는 쉬엄쉬엄 얕은 산을 오르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방문하는 편이 좋다. 그래도 곳곳에 정자·쉼터·벤치와 흔들그네 등이 있어 지치면 쉬어 가고, 가빠오는 숨을 수목의 푸르름과 맑은 시냇물 소리로 안정시켜 가며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장흥자생수목원은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목원 가운데 한 곳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도심을 벗어나 초록의 향연을 누리고 싶은 반려인들에게 안식의 시간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