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청년 공동체

즐겁고 사소한 일들의 힘 마을 뉴스 만드는 동두천 옥탑방청년들

동두천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소식들을 공유하는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

 

언론은 소식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한다. 그러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기사만 좋은 기사라는 법은 없다. 사소한 소식이라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사회에 필요한 기사다. 동두천의 옥탑방청년들 협동조합 김경준 대표는 동네의 사소한 소식을 통해 지역 청년들을 연결하는 프로젝트 ‘청년늬우스’를 진행한다.

동두천시 상패동에 있는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김경준 대표를 만났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소였다.
“저는 무엇이든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하는 일들은 대단하지 않아요.
여기 모인 사람들끼리 논다는 생각으로 영상도 찍고 프로젝트도 하고 있죠.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의 목표는 동두천 청년들의 일상을 1분이라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거예요.”
사소한 기록의 힘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은 동네 언론 프로젝트 ‘청년늬우스’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소식들을 공유하기로 했다. 직접 만든 포스터를 지역 곳곳에 붙이고, 온라인으로 기자단을 모집한 결과 6명의 청년기자단이 꾸려졌다.
“요즘 핸드폰 카메라가 좋잖아요. 어떤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순간을 기록할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을 활용하면 동네 소식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청년기자단 개개인이 자기 동
네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을 기사로 만들어서 모으면, 좋은 기록물이 될 거로 생각했어요.”
‘청년늬우스’에서 낸 기사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어느 치킨집 사장님의 선행 이야기였다. 저소득층 4가구에 치킨을 전달했다는 내용. 이렇게 사소한 선행 뉴스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저희는 건물을 세우거나 정책을 바꾸는 대단한 일만이 시를 변화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킨집 사장님 이야기처럼 개개인들의 선행과 즐거움이 모이면 지역이 조금씩 바뀐다고 믿어요.
실제로 치킨집 선행 이야기를 취재하며, 그 주변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더 알게 됐어요. 작은 뉴스들이 세상을 극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변화의 신호가 될 수는 있죠.”
김경준 대표는 사소한 소식들이 가진 힘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공감대 형성과 시민의 소통이다.
“큰 뉴스는 메이저 신문과 방송에서 다 나오잖아요. 그런데 동네 사람들에게는 옆집 사람이 강아지를 잃어버린 일도 제법 큰 사건이거든요. 동두천 시민들이 공감하는 것은 결국 동두천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또 소소한 소식들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기도 해요. 같은 동네에 거주하면서도 서로 소식을 잘 모르고 사는데, 기사로 나면 알게 되잖아
요. 그런 식으로 시민 사이에 소통이 시작되는 거죠.”

 

재미있게 일하는 청년들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은 ‘청년늬우스’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길거리 노래방’ 프로젝트가 있다.
“동두천에서 나고 자라면서 놀거리가 많이 없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즐길 만한 일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길거리 노래방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우리끼리 노래방 기계 가지고 나가서
노는 것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이게 생각과 다르게 호응이 너무 좋아서 6회차까지 진행했어요. 반응이 너무 좋으니 시에서도 지원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로 아쉽게 더는 할 수 없었
지만, 이 시기가 잘 지나가면 꼭 다시 이어서 하고 싶어요.”
김경준 대표는 공연 관련 일을 하며 해외의 지역 축제를 경험했다. 그는 동두천시에서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축제나 이벤트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동두천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에 재미있는 일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기회가 되면 동두천에서 말도 안 되는 축제를 기획하고 싶어요.”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다양한 활동을 통해 김경준 대표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궁금해졌다. 그는 옥탑방청년들협동조합에서 1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라
고 했다.
“같이 일하는 청년 중 강교희 씨와 원재훈 씨는 인천에 살다가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단지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이죠. 여전히 참 고마운 동료들이에요. 저는 이런
사람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즐겁고 흥겨운 일을 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법을 함께 고민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청년들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