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맛 여행 –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경기도 갈비 열전

갈비구이의 유래
갈비구이는 생갈비를 직화로 구워 즐기기도 하지만 갈빗살을 얇게 떠 간장 양념에 재웠다가 구워 먹는 방법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조리법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갈비를 짝으로 팔았기 때문에 부유한 가정의 경우라 하더라도 명절이나 잔칫날이 아니면 갈비로 만든 음식을 좀처럼 먹기 힘들었다. 그러다 1939년경 서울 낙원동에 있는 평양냉면집에서 ‘가리구이’라고 부르며 낱개로 팔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쉽게 사 먹을 수 있게 됐다.

 

갈빗살 고르기
갈빗살은 기름기가 적당히 섞인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갈비를 6cm 길이로 토막 내어 흰 기름 덩어리와 질긴 껍질을 떼어내고, 살을 0.5cm 정도 두께로 얇게 저며서 잔칼집을 고루 넣어 손질해 조리하면 된다.

 

갈비구이 조리 팁
숯불에 석쇠를 얹어 직화로 구워 먹는 것이 풍미도 좋고 가장 맛이 좋지만, 기름기가 적은 고기를 사용할 경우 오븐에 구워 육즙이 새나가는 것을 최소화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맛있는 갈비 만들기

준비물
갈비1kg(두께 1cm 정도로 뼈째 두툼하게 절단), 간장 5큰술, 설탕 2큰술, 다진 파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2큰술, 후춧가루 약간, 배 1/4개(150g), 청주 2큰술

 

준비하기
1. 갈비는 찬물에 담가 30분 정도 핏물을 뺀 후 물기를 없앤 뒤 흰색의 기름 덩어리와 질긴 껍질을 떼어 손질한다.
2. 고기 앞뒤로 잔칼집을 내어 부드럽게 만든다.
3. 배는 껍질을 벗겨서 강판에 간다. 큰 믹싱볼에 배 간 것과 나머지 양념 재료를 합하여 양념장을 만든다.
4. 손질한 갈비에 양념장을 넣고 주물러 30분 동안 재워둔다.
만들기
1. 뜨겁게 달군 석쇠에 양념한 고기를 얹어서 양면을 2~3분 동안 고루 익혀 뜨거울 때 바로 먹는다. 숯불에 석쇠를 얹어서 직화로 굽거나 오븐에 굽는다.

 

 

경기도 대표 갈비

지역색 만큼 다채로운 맛

크기도 맛도 일품
수원 왕갈비

수원 왕갈비는 이름만큼 큼지막한 한우 생갈비로 유명하다. 약 15cm에 달하는 갈빗살을 소금에 간을 맞춰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이다. 1940년대 수원의 우시장은 전국 3대 우시장 중 하나로 꼽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다. 우시장 근처에 소를 팔고 사는 상인을 대상으로 해장국집이 성황을 이루었는데, 해장국에 넣어주던 갈비를 양념해 숯불에 구워 팔기 시작한 것이 수원 왕갈비의 시초이다.

 

 

탄탄한 육질과 진한 풍미
양주 송추갈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옛 송추)에는 조선 중기부터 도자기를 굽는 큰 가마가 있어 ‘가마골’, 혹은 ‘가막동’으로 불렸다. 도봉산에서 나무를 채취해 송추까지 나르는 데 거리가 30km나 되고 험한 고개가 5개나 있어 소의 힘을 빌려 운반해야만 했다. 힘이 센 소들에게도 쉽지 않았던 길이었는데, 중노동을 담당하던 송추의 소들은 대대로 육질이 탄탄하고 고기의 풍미가 뛰어났으며, 전국에 송추가마골 갈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금은 가마골이란 이름이 사라졌지만 그 명성과 맛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 시대상이 반영된
포천 이동갈비
포천 이동갈비에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던 1960년대의 시대상이 반영돼 있다. 당시 포천 일대에는 군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군인들의 풍요롭지 못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갈빗살을 잘게 잘라 이쑤시개에 꽂아 파는 ‘쪽갈비’가 등장했다. 이동갈비는 군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고 포천시 이동면 일대에 쪽갈비 촌이 형성이 됐다. 포천 이동갈비의 비결은 양념에 있다. 간장에 갖은양념을 섞어 갈빗살을 푹 재운 후 참나무 숯불에 구워내 풍미를 살리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양반가에서 전해 온 조리법
의정부 떡갈비
옛 궁중 요리의 일종으로 상궁들을 통해 서울 변두리 양반가에서 전해 내려오던 향토음식이다. 전통적인 의정부 떡갈비의 조리법은 갈빗살과 살코기를 곱게 다져 양념한 후 찰기가 나도록 치댄 다음, 떡갈비 안에 인삼, 당근, 두릅과 같은 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 프라이팬이나 석쇠에 구워 내어 놓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고기와 채소를 함께 치대거나 고기만 치대 만든 떡갈비를 버섯 등에 올려 내기도 한다.

 

 

 

“이것은 치킨인가 갈비인가”란 영화의 대사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수원 왕갈비부터 1960년대 군인들에게 인기가 많아 유명세를 떨친 포천 이동갈비까지 내로라하는 경기도의 갈비를 소개한다.
글. 이선영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