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하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힘들어한다. 우리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지만, ‘K-방역’이라는 표현이 만들어질 만큼 우리나라의 대응 방식은 남달랐고 훌륭했다.
특히 방역과 함께 진행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나 노력들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다’라는 국민적 평가를 이끌어 냈다.
그 중심에서 각 지방정부의 다양성이 더욱 빛나고 돋보였다.
질병관리본부가 효과적인 방역시스템을 만들어 가동하고 정확한 정보를 담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동안 지방정부들은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큰 종교단체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선제적
방역을 실시하고 경제난에 힘들어하는 주민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실천했다.
재난을 겪는 중에도 우리나라 국민의 성숙된 시민의식과 국가의 국난 극복 컨트롤타워 기능은 빛났다. 국민들의 촛불혁명으로 대통령 탄핵을 이끈 후 2017년 5월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며, 이와 관련해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2019년 자치분권 시행계획의 기관별 이행상황 평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 중 ‘국세·지방세 구조개선’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 ‘지방공무원 전문성 강화’ 등 12개 과제는 ‘우수’를 받았으며, ‘중앙권한의 기능 중심 포괄 이양’ ‘주민참여권 보장’ ‘대도시 특례 확대’ 등 모두 20개 과제는 ‘보통’을 받았다. 오직 ‘자치단체 형태 다양화’ 단 한 건만 ‘미흡’ 판정을 받았다. 이 또한 ‘2019년까지 자치단체 유형을 고려한 한국형 표준모델을 확정해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정을 지키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다양성은 두드러졌으며, 나아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을 견인하는 역할까지 해냈다. 특히 현장의 어려움을 실감한 지방정부의 장들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안들을 실효적으로 제시했다.
경남도지사는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 원 지급’을 제안했고, 강원도는 소상공인과 실직자 등 도민 30만 명에게 재난기본소득 개념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지원하고자 정부 지원에 포함되지 않은 중위소득 이하 전 가구 대상의 정책을 마련했으며, 경기도는 전체 도민 1,326만 명에게 재난기본소득을 1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하는 등 지방정부들의 다양한 대책들이 잇따랐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문제와 주민 생활안정을 위한 재정지원조치는 중앙보다 지방에서 먼저 추진됐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분권정책이 퇴보하지 않기 위해서도 지방정부의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 경기도의회가 먼저 조례를 마련함으로써 현실화할 수 있었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원 정책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자치분권 시행계획에서 유일하게 ‘미흡’으로 평가된 지방정부의 다양성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수’로 바뀌었다.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들을 통해 지방분권 활성화의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진 것이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177명의 여당 국회의원을 선택했다.
지방분권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이를 위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는 제21대 국회의 몫이 됐다. 국민의 염원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