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을 위한 꿈을 하늘 아닌 땅에서 이루고자 한 청춘들 누웠나니, 스스로 몸을 바쳐 더욱 푸르고 이슬처럼 살리라던 맹세는 더욱 가슴 저미누나. 의로운 것이야말로 진실임을, 싸우는 것이야말로 양심임을 이 비 앞에 서면 새삼 알리라. 어두운 세상 밝히고자 제 자신 바쳐 해방의 등불 되었으니 꽃 넋들은 늘 산 자의 빛이요 볕뉘라. 지나는 이 있어 스스로 빛을 발한 이 불멸의 영혼들에게서 삼가 불씨를 구할지어니.
– <모란공원, 민주열사 추모비>에서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5월 18일을 전후로 일어났던 민주화운동 전개 과정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근간이 됐다. 한국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꼽히는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는 당시 민주 열사들과 1970년대 이후 민주화와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한 150여 명의 열사가 잠들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에 있어서 민주노동 열사들에게 많은 빚을 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정부 수립 100년의 역사 속에서 민주화와 노동해방을 위해 희생한 수많은 열사를 기리는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것은 물론 우리 땅에 참된 민주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그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월 초 따사로운 봄햇살이 민주열사 묘역 위에 드리워진다. 그 빛은 오늘날 자유롭게 삶을 일구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찬란하기까지 하다. 만인을 위한 꿈을 이 땅에서 진실로 이루고자 한 선열들의 민주화 정신이 계속해 이어지고 있는 곳, 모란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민주열사들의 묘역도가 참배객들을 맞는다.
1970년 11월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며 분신한 전태일 노동열사의 유해가 안장되면서 묘역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후 노동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가 잇따라 안치되면서 모란공원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전태일 열사(1948~1970)와 그의 어머니이자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소선 여사(1929~2011)를 비롯해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1965~1987)와 이한열 열사(1966~1987),
사회적 약자 지키기에 앞장섰던 노동운동가 노회찬 의원(1956~2018), 민주화운동의 잉꼬부부 문익환 목사(1918~1994)와 아내 박용길 장로(1919~2011), 민주화운동의 대부 김근태 의원(1947~2011) 그리고 최근 타계한 민주화운동의 거목 문동환 목사 등 많이 인물이 안장돼 있다.
숱한 묘역의 주인을 알리는 이정표를 확인하다 보면 선물같이 주어진 지금의 자유로운 삶에 희비가 교차하며 몸과 마음이 숙연해진다. 비록 세월이 흘러 많은 사람에게 묘역이 알려지게 되면서 산 자들과 교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 상황에 차마 고개를 들기 힘들다.
민주화운동 정신은 모든 국민이 계승·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위대한 유산이다. 이에 경기도의회는 민주화운동 기념사업과 관련자 예우 및 지원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들의 뜻을 잊지 않고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오고 있다.
살아서 이루지 못한 꿈, 죽어서라도 이루고자 한 간절한 바람이 이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을까. 민주화를 위해, 노동해방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민주열사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 묘역을 뒤로하고 돌아서서 나오는 중에도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지지 않을 꽃이 돼 “참된 민주화를 위해, 다시 일어서라 대한민국!”이라고.
모란공원 바로 옆에는 2만 8,430㎡의 야외전시장과 950.2㎡의 실내 전시장을 갖춘 모란미술관이 자리한다. 1990년 4월 국내 유일의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국내외 우수한 현대 미술품 전반을 전시·기획·소개해 미술 문화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이는 도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증진함으로써 도민 행복에 기여하겠다는 경기도의회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드넓은 야외조각공원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기에 그만이며, 110여 점의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어 자연과 일상의 만남을 다양한 미학적 변용으로 만날 수 있다. 다정한 가족들, 시소를 타는 직장인, 무거운 통나무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 등 현대인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 하나하나는 직접 촉감으로도 안아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 한쪽에는 건물 같기도 하고 조각 같기도 한 콘크리트타워 ‘모란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모양으로 우뚝 솟아 있다. 조심스레 그 안으로 들어서니 육중한 인물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귀스트 로댕의 ‘발자크 像’(높이 275㎝ / 1891~1898)이다. 정확히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아틀리에에서 1890년대에 로댕의 석고 원작을 틀로 삼아 석고 주조한 복제품이다.
그렇다 해도 이 또한 120년의 세월을 품었으니 귀중한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지녔다 하겠다.
실내 전시실은 3개의 전시실과 5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주 전시장이 되는 제1전시장은 남양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반원 모양의 테라스를 갖추고 평면과 입체 작품들을 상설 또는 기획 전시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개관 30주년을 기념한 전시로 실내 전시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여유로운 산책과 사색을 위한 휴식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모란미술관에서 선물같이 주어진 오늘에 잠시 쉼표를 찍어도 좋겠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노동절이 들어 있고 5·18민주화운동이 벌어지기도 한 달입니다. 아픈 역사이지만 민주화운동·노동운동·독립운동으로 수많은 선열이 목숨을 잃으셨고, 후유증에 오랫동안 힘들어하셨습니다. 모란공원은 이분들의 애환을 간직한 곳으로, 전태일·박종철·조영래·문익환·김근태·노회찬 열사를 포함해 150여 분의 운동가가 안장돼 계십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닙니다. 이분들의 피로 얼룩진 땅 위에서 자란 것이죠. 그 피흘림 속에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로 뿌리를 내렸고, 우리는 민주국가로 자라난 대한민국의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 세계가 신음한 코로나19 사태에도 대한민국은 의연하게 어려움을 이겨 나갔습니다.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방된 상태에서 빛나는 시민의식으로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된 민주주의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저 역시 제10대 경기도의원으로서 도민들의 편에서 소외된 분과 함께하고, 도민들의 가려운 부분은 긁어 드리겠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소통하는 도의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