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경기 한바퀴

전시와 체험으로 익히는 생태와 환경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기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새로운 환경 문제가 부상했다. 동아시아사이언스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달 동안 사용되는 마스크가 1,290억 개에 달한다. 팬데믹이 또 다른 재앙을 부르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예쁜 단풍나무 숲을 언젠가 잃을지 모른다. 이번 가을에는 노랗고 붉은 나뭇잎을 지나 친환경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총천연색의 계절을 잠시 초록으로 채색해 보자.

일상을 바꾸는 흥미로운 방법 ‘시흥에코센터 초록배곧’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절규하듯 외친 연설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흥에코센터 초록배곧에 입구에서 툰베리의 연설을 떠올렸다. 상설 전시실의 체험관에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정류장, 가게 등을 친환경으로 변화시키는 방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체험관을 보고 나오자 어린아이들을 위한 체험 놀이터가 보였다. 아이들이 체험하며 친환경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아이들의 실천은 시흥에코센터 초록배곧에서 노는 것이면 충분하다.
어린이 체험 놀이터 옆에서는 기획전시 ‘용기내 시흥’이 한창이었다. 용기내 시흥의 용기는 사용하고 남은 용기를 뜻한다. 이 기획전시에 빈 용기를 가져오면 전시실 내소분상점에서 가루 세제 등을 담아 갈 수 있다. 일상의 재활용을 유도하는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이 전시는 내년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언젠가 환경문제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고 피하려던 때가 있었다. 일상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흥에코센터 초록 배곧은 다르게 말한다. 재밌고 즐겁게 놀면서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작은 일들이 모이고 모이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주 소 시흥시 경기과기대로 284
운영시간 09:30~17:3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연휴 휴무)
문 의 031-431-5005

다시 사용하는 일의 힘 ‘경기도 업사이클플라자’

환경을 바꾸는 개인의 실천은 산업을 변화시킨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경기도 업사이클플라자는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곳이다. 버려지는 물품에 디자인, 활용성 등을 고려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기업들이 플라자 안에 입주해 있다. 산업 육성 기관이지만, 개인이 방문해도 볼거리가 많다. 특히 소재전시실은 별천지다. 버려진 원단, 현수막 등이 종류별로 전시되어 있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소재가 버려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먹먹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소재전시실 옆에 순환창작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버려진 소재들을 가공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든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소재가 가치 있는 제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상상하며 마음이 따듯해졌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말해 주는 것만 같았다. 무언가를 다시 사용하는 것에는 특별한 힘이 있는 듯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을 넘어, 따스한 위로가 되는 묘한 힘이다.

 

주 소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명절 당일 휴관)
문 의 031-299-7918

예술로 순환하는 자투리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 도착하자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었다. 이 건물은 과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홍보동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새 단장한 것이다.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물건을 재가공해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upcycle, 새활용)이라는 단어와 제법 잘 어울리는 건물이라 생각했다.
1층 전시실에서 기획전시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치다’가 열리고 있었다. 자전거 바퀴를 형형색색 칠해 만든 작품, 페트병으로 만든 새, 버려진 자투리 원단으로 작품 등이 전시됐다. 작품에 맞는 조명을 설치해 입체적으로 관람하기도 좋았다. 매일 4회 도슨트 투어를 진행하는데, 누구나 예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눈으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마주하면 감동이 두 배다. 도슨트 투어는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2시 30분, 3시 30분에 진행한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자투리 원단은 예술이 된다. 버려진 페트병은 새가 되고, 고장 난 자전거 바퀴는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된다. 어쩌면 이건 지구를 지키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은 아닐까.

 

주 소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
운영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문 의 02-2680-2086